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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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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면역력 키워 바이러스 파괴 앞장서는 고마운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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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에의 또 다른 비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내 확진자가 24명(7일 기준)으로 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아직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치료제는 없다. 다만 이 바이러스가 침의 비말(飛沫)로 감염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개인의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수다. 여기에 추가로 점검할 항목이 ‘면역력’이다. 과연 면역력은 바이러스를 어떻게 퇴치할까.

중앙일보

유기농법으로 알로에를 재배하는 멕시코 탐피코의 유니베라 알로에 농장. [사진 유니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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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기능은 우리 몸에서 여러 단계로 이뤄진다. 바이러스 같은 이물질의 침입을 막아내는 최전방 방어는 몸의 가장 바깥에 있는 피부·점막 면역이 담당한다. 최전방에선 면역 세포 중 주로 T세포가 출동해 바이러스를 파괴한다. 하지만 ‘침입자’(바이러스)가 1차 방어선을 뚫고 우리 몸 안에 들어오면 몸에선 본격적인 면역 체계를 발동한다. 이때 면역 체계는 두 단계로 진행한다. 1단계는 이물질을 공격하거나 먹어치우는 등 직접적이면서 물리적인 방법의 ‘선천성 면역 체계’다. 2단계는 이물질을 인식해 무력화하는 물질, 즉 ‘항체’를 만들어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획득성 면역 체계’다. 선천성 면역 체계와 획득성 면역 체계는 침입자를 물리치기 위해 협력한다. 이땐 면역 세포 중에서도 대식세포·T세포·NK세포 등이 출동한다. 체온도 면역력과 관계가 깊다. 바이러스는 비교적 추운 곳에서, 면역 세포는 따뜻한 곳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서다. 반신욕으로 체온을 올리고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면 장내 면역 세포가 제때 기능을 다 할 수 있다.

다당체 성분이 면역 세포 활성화

이처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면역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덩달아 주목받는 식물이 있다. 바로 알로에다. 알로에는 그간 일반인 사이에선 피부와 장 건강에 좋은 식물로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알고 보면 알로에는 면역 조절 기능이 탁월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물이다.

알로에의 면역 증강 효과를 다룬 연구결과는 꾸준히 나오고 있다. 1994년 미국 앤더슨 의대 암연구소는 자외선을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 피부에 알로에를 바르면 피부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피부가 자외선을 계속 쬐면 면역 세포가 파괴된다. 면역 세포 수가 줄어들면 피부의 면역력이 떨어져 피부 면역 반응이 억제된다. 이런 상황에서 생기는 질환이 피부암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때 알로에를 바르면 수일 내 면역 세포 수가 80% 이상 복구된다.

국내에선 알로에 신약개발 프로젝트인 ‘CAP’(Creation of Aloe Pharmaceuticals)를 통해 다양한 알로에 효능이 밝혀졌다. 그중 획기적인 연구 성과로 평가받는 게 알로에의 면역 세포 증강 효과다. 이 효과를 내는 물질은 알로에의 대표적 기능 물질인 ‘다당체’에 숨어 있다. 다당체란 당이 여럿 붙은 물질로, 알로에 겔 층을 이루는 주요 성분이다. 알로에의 다당체를 구성하는 성분엔 만난·팩틴·아세틸레이티드만난 등이 있다.

CAP의 연구결과 이 다당체 중에서도 면역 기능을 높이는 주역은 아세틸레이티드만난이다. 아세틸레이티드만난은 ‘에이스만난’ 또는 ‘면역다당체’로도 불린다. 알로에의 아세틸레이티드만난이 면역력을 높이는 이유는 백혈구·혈소판의 수를 늘리면서 ‘세 가지’ 면역 세포를 활성화해서다.

그 첫째는 NK세포다. NK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에 달려들어 파괴하는 면역 세포다. NK세포를 이용한 항암 치료법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는 수지상세포다. 이물질의 정보를 파악해 다른 면역 세포에 알리는 ‘소식통’이다. 수지상세포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데, T세포는 한 번 들어왔던 이물질을 기억하고 감염된 세포를 파괴해 ‘면역 총사령관’으로 불린다. 셋째는 대식세포다. 대식세포는 인체에 침입한 이물질을 직접 잡아먹는다. 아세틸레이티드만난은 대식세포의 생성을 촉진하고, 대식세포의 탐식력을 끌어올려 면역 증강 효능을 낸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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