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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현장+]'남편 살해' 고유정 울린 그 단어… '임신'과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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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제주=유동주 기자]

머니투데이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이 16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2019.9.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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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10일 오후 2시부터 진행중인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는 고유정(36)에 대한 마지막 공판에서 고유정은 여러 번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이날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과 최후변론을 듣기에 앞서 직접 재판부가 피고인 고유정을 상대로 질의응답을 2시간째 이어가고 있다.

방청석 쪽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긴 머리를 풀어내려 왼쪽 얼굴을 가린 고유정은 시종일관 재판석 쪽으로 몸을 틀어 판사들의 질문에 답했다.

차분하게 답을 이어가던 고유정은 특정한 질문이 나오면 울먹이는 목소리가 반복됐다. 고유정이 감정적으로 격해지면서 목소리가 갈라지고 울면서 답하는 경우는 어김없이 '임신' 혹은 '유산'에 관한 답변을 할 때였다. 고유정은 두 시간여 동안 판사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7차례정도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했고 모두 임신과 유산에 관한 내용을 말할 때였다.

의붓아들 사망사건이 발생하기 전 고유정은 여러 차례 임신과 유산을 반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가 "임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이미 6살 자녀가 두명이었는데 본인이 입덧을 심하게 하는데도 굳이 임신을 하려고 했던 건 현 남편과 가족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혈연 자식이 있어야만 가족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강박이 있던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고유정은 "30대 후반이어서 유산이 반복된 건 맞지만 남편에게 여름에 심하게 맞은 적이 있어서 그 이후에 같이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도 있었다가 아이가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해서 그런 면이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임신'에 집착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고유정은 "2018년 여름부터 2019년 2월까지 임신, 유산을 반복해서 호르몬 때문인지 나른하고 졸리다가 토하는 과정이 쉼없이 반복돼서 유산을 겪고 나선 의지할 사람도 없어서 괴로웠다"고도 했다.

재판부가 의붓아들이 없어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등의 살인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고 묻자 고유정은 "OO이(의붓아들)를 품고자 했던 건 (친모의 사망으로)엄마 젖을 못 먹었다고 해서 (현 남편이)이미 내 남편이 됐으니 OO이를 내 새끼처럼 키우겠다 생각했다"며 "엄마도 없고 해서 남의 애기 못 키운다며 주변에서 말렸지만 고집피우면서 충분히 같이 잘 살 수 있다고 했다"고 의붓아들을 자식처럼 키우려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렇게 지내다 피임을 안 하면서 하다보니 자꾸 임신이 됐고 새로 현 남편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울먹였다.

2시간여의 재판부 질의가 종료된 후 재판장이 검사 측과 변호인에게 추가로 피고인 신문을 할 게 있느냐고 묻자 검사 측은 없었지만 변호인 남윤국 변호사는 질문이 있다고 답했다.

질문기회를 얻은 남 변호사가 "피고인(고유정)이 현 남편과의 사이에 피임을 했느냐" 묻자 고유정이 답하기도 전에 재판장은 "현 남편과 피임을 안 한다고 기록에 다 나와 있다"고 직접 설명한 뒤 10분간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 4시30분 경부터는 변호인의 최후 변론과 고유정의 최후 진술이 이어진다.

제주=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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