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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란 총사령관, 美·이스라엘 향해 "사소한 실수라도 저지르면 공격”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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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대변인 "솔레이마니 살해는 예루살렘 해방 촉매 될 것"
이란 최고지도자"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을 돕는 것은 이란의 의무" 주장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사소한 실수라도 저지를 경우 두 나라 모두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

지난 2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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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의 해묵은 난제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 분쟁을 중재하겠다며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내놓은 ‘중동평화구상’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살라미 총사령관이 13일 이란 국영 TV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이날 방송은 지난 1월 3일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숨진 이란 군부 실세였던 거셈 솔레이마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40일을 맞아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솔레이마니와 (함께 숨진)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을 죽인 미국의 비겁한 겁쟁이 같은 행위는 결국 예루살렘 해방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뿐 아니라 기독교, 이슬람교의 성지이기도 해서 국제사회는 이를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국제도시로 간주해왔다.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지난 5일 연설에서 "미국은 팔레스타인 소유를 놓고 이스라엘과 협잡했다"며 "굳건히 버티고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을 돕는 것은 이란의 의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기자회견을 열고 중동평화구상을 직접 발표했다. 핵심은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에 이스라엘이 건설한 유대인 정착촌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해선 동(東)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기존보다 더 확대해 인정하고, 국가 수립에 소요되는 500억달러(59조원) 지원도 약속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양쪽에 윈-윈(win-win)이자 가장 현실적인 2국가 해법"이라며 "세기의 딜(deal·거래)"이라고 자화자찬했다.

◇ 유럽 국가들도 대부분 "이스라엘에만 치우친 편파적 구상" 비판
그러나 미국 내 전문가들, 중동과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이스라엘에만 치우친 편파적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이 강력 반발했다. 마무드 압바스(84)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천 번이라도 노(no)라고 하겠다"며 "미국 구상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인정할 경우 국제법과 정면 충돌하게 된다는 것도 팔레스타인이 반발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래 서안지구를 점령하며 총 140여개의 정착촌을 건설하고 유대인 60만명을 이주시켰다. 정착촌마다 무장 세력의 공격을 막는다며 높은 분리 장벽을 세우고 군(軍)을 상주시켜 장벽 밖의 팔레스타인 사람 수백만 명을 차별하고 위협해왔다. 국제사회는 이를 불법 점령으로 보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향후 4년간 추가 정착촌 건설은 막겠다"고 했지만, 네타냐후는 "정착촌 합병 계획을 곧 이스라엘 의회에서 투표에 부치겠다"고 했다. 이 경우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는 허울만 남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팔레스타인이 명목상으로나마 주권을 인정받던 서안지구 곳곳에 유대인 정착촌이 영구화되면 "팔레스타인 주민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예루살렘이다. 이번에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동예루살렘을 떼어주겠다"고 선심 쓰듯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는 "예루살렘을 온전한 수도로 삼으라"고 했다. 그런데 구상안은 이스라엘에만 예루살렘 전체에 통합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의 군대 창설권이나 외국과의 안보 조약은 막아놓았다.

[이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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