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aP 예방접종은 10년마다
20~30대는 A형 간염에 취약
60대엔 대상포진 백신 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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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에 대항하는 면역력에 관심이 높은 때다. 몸에 좋은 식품을 찾아 먹고 손 씻기·마스크 사용 등 위생 습관이 주목받는다. 하지만 성인일수록 잘 놓치는 중요한 면역 획득 방법이 있다. 성인 예방접종이다.
성인은 인플루엔자·B형 간염 정도 외에는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예방접종을 소아·청소년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하지만 성인에서 예방접종은 면역력을 획득해 건강수명을 늘리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은평성모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미 교수는 “성인 예방접종은 감염병으로 인한 합병증과 입원, 사망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는 목적이 크다”며 “성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이 개발되고 감염 질환에 취약한 만성 질환자, 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면역은 특정 세균·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어 놓는 것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면역력을 좋게 한다고 특정 질환까지 예방하는 건 아니다. 백신을 맞아야 예방할 수 있는 질환들이 있다. 건강한 성인에서도 예방접종이 필요한 이유다. 예방접종은 종류에 따라 성인 모두에게 권고되는 것이 있고, 연령층·질환·직업에 따라 권고되는 것이 있다.
건강한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은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다. 파상풍은 상처를 통해 세균에 감염돼 생기는 병이다. 발병 시 근육이 마비되거나 수축해 몸이 굳을 수 있고 사망률이 높다. 디프테리아는 비인두염·후두기관지염을 유발해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병이다.
건강수명 늘리는 확실한 방법
백일해는 기침·발작·구토 등 증상이 동반되며 1세 미만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한 성인은 감염되더라도 증상과 질병 경과가 심각하지 않지만 성인 감염자가 영유아를 감염시키는 게 문제다. 영유아는 저산소증·뇌손상·뇌출혈로 악화하거나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백일해는 가족 간 감염이 높은 질환이라서 생후 12개월 미만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부모·조부모는 꼭 예방접종을 챙기는 게 좋다. 박 교수는 “성인이 되면 이전에 예방접종으로 획득한 면역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TDaP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면역력이 떨어지므로 10년마다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 20~39세 성인은 A형 간염에 취약한 연령대로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과거 A형 간염은 영유아기에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질환이었다. 하지만 상하수도와 위생 환경이 개선되면서 1980년대 이후에 출생한 성인의 경우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졌다. 이로 인해 최근 20~30대 성인에게서 A형 간염 발생이 증가한다. 박 교수는 “A형 간염은 아동에서는 배탈이 난 정도의 증상이지만 성인은 오심·구토·황달 등 심한 증세를 보이며 일부는 간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염되더라도 후유증 덜 앓아
예방접종을 한다고 해당 감염병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질병을 앓았을 때 좀 더 가볍게 지나갈 수 있다. 박 교수는 “만 60세 이상이면 권하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의 감염 예방 효과는 70~80% 정도이지만 대상포진 후 신경통 후유증의 발생률을 약 60%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발병한다. 60세 이상 환자 두 명 중 한 명은 치료 후에도 통증이 지속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후유증이 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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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이상이면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으로 균혈증이나 수막염이 발생하면 사망률이 60~80%에 이른다. 건강한 65세 이상 노인은 평생 1회만 접종하면 된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에서 무상으로 예방접종을 지원하므로 가까운 보건소를 찾아가면 된다.
직업군에 따라 권고되는 예방접종도 있다. 외식업 종사자는 A형 간염 예방접종을, 학교나 유치원 교사 등 소아·청소년과 함께 생활하는 직종은 수두·인플루엔자·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TDaP 접종을 하면 된다. 해외여행자 및 근무자의 경우 국가별로 유행하는 감염병을 고려해 항체가 생길 수 있도록 출국 2~4주 전까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건강검진처럼 예방접종 역시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비하는 근거와 효과가 확실한 건강관리법”이라며 “운동과 적절한 수면 등으로 기본적인 면역력이 받쳐줘야 백신 접종에 따른 면역 반응도 잘 나타나므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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