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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fn팩트체크] 빙하가 이산화탄소 가둬 지구 온도를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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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남극 빙하. 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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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전세계적으로 지구의 온도를 높여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을 온실가스라고 지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파리 기후협약에서는 기온 상승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탄소배출량 절감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지구의 기온이 낮았던 2만1000년전 마지막 빙하기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얼마나 낮았을까. 그리고 빙하기 시대에는 어떻게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팀이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내고 그 결과를 18일(한국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온라인 게재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해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혀낸 것이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400ppm이며 산업혁명 이전(280ppm)에 비해 빙하기 시대가 80~100ppm 가량 낮았다.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가량 더 추웠다. 이 현상으로 지구 남쪽 반대편 해빙으로 인해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의 빙상이 뒤덮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육지가 얼음으로 덮여 있어 지금처럼 식물이나 토양을 통해 탄소를 저장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빙하기 바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다. 칼 스타인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과거 한 시점만 분리해 분석하거나 남극해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정교한 역학 모델을 통해 해빙 영향의 발생 시기 및 규모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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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해수의 밀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증가한다(저밀도-주황색, 고밀도-갈색). 빙하기(오른쪽 그림)에는 해빙이 증가하며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염수가 많이 형성돼 남극 심층수의 밀도를 높인다. 밀도가 높아진 심층수는 표층수를 포함한 중층수와 잘 혼합되지 않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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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하락해 해수가 얼어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겨진 바닷물은 굉장히 짠 염수가 된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은 밀도가 커 해저에 가라앉아 남극심층수를 형성한다. 대기가 차가워질수록 해빙의 면적은 넓어지고, 다량의 무거운 심층수가 생긴다. 심층수는 용승하며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만, 빙하기엔 해빙이 바다 표층을 덮어 심층수가 얼음 밑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해빙이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는 마개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두 해수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듦을 확인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다다르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 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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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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