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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아시아경제 '과학을읽다'

[과학을읽다]전화통화, 오른쪽 귀가 더 잘 들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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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인공은 왼손으로 수화기를 들고 통화합니다. 어느 쪽 귀로 듣는 것이 더 나을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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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바쁜 시간에 전화가 걸려옵니다. 이 때 사람들은 보통 왼손으로 전화를 들고 왼쪽 귀에 전화기를 갖다 댑니다. 오른손은 마우스를 잡고 업무를 계속하거나, 통화 내용을 메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화통화는 오른쪽 귀로 하는 것이 더 잘 들리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미국 오번대 연구팀이 2017년 미국 음향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어느 쪽 귀로 듣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알아보는 실험을 통해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8% 이상 더 잘 듣는다는 것을 밝혀냅니다. 몇몇 사람은 오른쪽 귀가 무려 40%나 더 잘 들리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연구팀은 19~28세인 참가자 42명에게 양쪽 귀에 서로 다른 메시지를 들려주고, 들은 내용을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양쪽 귀에 각각 다른 숫자나 단어를 전달했는데, 실험을 진행할수록 항목수를 더 늘려 나가면서 어느 쪽 귀로 듣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 분석합니다.


이보다 앞선 2004년 미국 UCLA 연구팀은 신생아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오른쪽 귀와 왼쪽 귀의 차이점을 밝혀냅니다. 연구팀은 빠른 속도로 끊기는 딸깍거리는 음과 소리가 끊기지 않는 음을 정상 청각을 가진 신생아 수천명에게 들려줍니다.


그 결과 신생아들의 오른쪽 귀는 딸깍거리며 끊기는 음에 반응이 빨랐고, 왼쪽 귀는 소리가 끊기지 않는 음에 더 잘 반응했다고 합니다. 딸깍거리며 끊기는 음은 연설할 때의 소리와 리듬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또 오른쪽 귀에 이상이 있는 학생은 왼쪽 귀에 이상이 있는 학생보다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확인합니다. 결국 오른쪽 귀의 청각이 제대로 살아있어야 학습 능률도 오른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청각적 능력이 우수하고, 학습 능력도 보다 우수한 것은 사람의 뇌구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나눠져 있는데, 좌뇌는 언어 등 논리적인 영역을 관장하고, 우뇌는 감성적인 영역을 관장합니다.


전화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행위는 논리적인 영역에 해당합니다. 즉 좌뇌의 관할인 것이지요. 좌뇌와 연결된 것은 왼쪽 귀가 아닌 오른쪽 귀입니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수화기를 들고 오른쪽 귀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정보 처리 능력 등 전반적인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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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통화할 때 어느 손으로 들고 하시나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오른쪽 귀로 통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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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뇌의 청각신호를 받아들이는 중추기관이 뇌의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왼쪽 귀보다 더 선명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른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통화하는 상황은 어색하기만 합니다. 습관이 들어서 그런 것이지요.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 구조입니다. 인간의 신체 중 2개가 있는 부위는 뇌(좌, 우), 눈, 귀, 콧구멍, 팔, 다리 등입니다. 뇌의 경우 좌뇌와 우뇌 중 좌뇌가 더 우성이라고 합니다. 굳이 따져보자면 좌뇌가 의식적인 기능 조절과 감각과 정보 통합 등에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귀는 이 좌뇌와 연결돼 있는 것입니다.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 부위를 통제하고, 우뇌는 신체의 왼쪽 부위를 통제합니다. 좌우대칭인 신체에서 팔과 다리의 쓰임새도 저마다 다릅니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있는데 세계 인구의 90% 이상이 오른손잡이라고 합니다. 좌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겠지요.


중요한 통화를 할 때는 오른쪽 귀로 듣는 것이 정보처리나 기억력 면에서 더 낫습니다. 다만, 꼭 메모를 해야하는데 왼손으로 글씨를 쓸 수 없어 메모가 안된다면, '통화중 녹음' 기능을 활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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