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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배연국의 행복한 세상] 인간이 人間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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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인류 학자가 남아프리카 반투족 아이들을 모아 놓고 한 가지 놀이를 제안했다. 사탕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멀리 떨어진 나무에 매달아놓고는 맨 먼저 바구니까지 뛰어간 아이에게 사탕을 전부 주겠다고 했다. 잠시 후 인류학자는 "출발!" 하고 소리쳤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들이 손을 잡더니 다같이 바구니를 향해 달려가는 게 아닌가! 바구니에 도착한 아이들은 빙 둘러앉아 함께 사탕을 나누어 먹는 것이었다.

놀란 인류학자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누구든 1등으로 도착하면 사탕을 모두 차지할 수 있는데 왜 같이 달려갔느냐?" 그러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우분투(Ubuntu)!"라고 외쳤다. 그중 한 아이가 일어서더니 학자에게 반문했다. "다른 아이들이 속상해 있는데 어떻게 나 혼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인류학자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세계일보

우분투는 반투족의 인사말이다. 반투족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서로를 향해 우분투라고 인사를 건넨다. '당신이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평화주의자 넬슨 만델라가 즐겨 사용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우분투는 서로 상대를 귀하게 여기는 정신이다. 내가 소중한 것처럼 당신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분투에는 패자란 없다. 모두 승자이다.

한자 '사람 인(人)'은 두 사람이 등을 기댄 형상이라고 한다. 서로 의지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상생의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얘기다. 인간은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이런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약 나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밀어낸다면 결국 나도 넘어지고 말 것이다. 그것이 인(人)의 이치이다.

~~ 사진에서 아흔 노모의 휠체어를 미는 일흔 할머니의 모습도 人이다 ~~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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