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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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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미술품의 보고 '가나아트 컬렉션' 전, 가나문화재단 소장품 공개에 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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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가나문화재단이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의 한국 근현대미술 수집품 기증으로 이뤄진 ‘가나아트 컬렉션’ 전을 열고 있다. 사진은 우향 박래현의 ‘작품 16’(1968), 종이에 채색, 169.6×134.5㎝.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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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문화재단의 미술소장품 ‘가나아트 컬렉션’은 한국 근현대 주요 작가와 다양한 장르 작품의 체계적 구성이 돋보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작품들이 시대별로 체계적으로 수집돼 전문가들로 부터 ‘근대미술 명품 컬렉션’으로 평가받는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가나화랑(현 가나아트)과 서울옥션 창립자인 이호재 가나아트센터·서울옥션 회장(66)이 지난 2014년 사재를 출연, 미술자산 등의 공익화를 위해 가나문화재단을 세우고 30여년 동안 개인적으로 수집한 작품을 재단에 기증한 근현대미술 컬렉션이다. 이호재 회장은 이에 앞서 제주도 서귀포의 이중섭미술관에 이중섭 작가의 작품들을, 서울시립미술관에 1980년대 리얼리즘 계열 작품들을, 서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도 서예 관련 귀중한 자료들을 기증하기도 했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1930년~1990년대까지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됐는데, 무엇보다 소장품 중에는 한국 근대미술사 정립에 귀중한 근대미술품도 200여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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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의 ‘별장풍경’(1929~30), 합판에 유채, 34×24.5㎝.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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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웅의 ‘여인좌상’(1940년대), 목판에 유채, 23×15㎝.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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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가나아트 컬렉션은 작가와 작품의 다양성, 미술사적으로 체계화를 이룬 소장품”이라며 “한국 근대미술사를 이루는 체계적 작품 수집으로 희귀성과 독보성이 두드러져 그 자체가 근대미술사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미술사학자인 조은정 고려대 초빙교수는 “가나아트 컬렉션처럼 개인이 소중하게 수집한 작품을 재단에 기증하고 이 컬렉션을 일반에 전시를 통해 공개한다는 것은 매우 좋은 선례”라며 “공공성, 공익성이 강조되는 이같은 긍정적인 사례가 우리 사회에 보다 많이 확산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 ‘가나아트 컬렉션’의 진수를 관람할 수 있는 ‘가나아트 컬렉션 Ⅰ·Ⅱ’ 전이 가나아트센터(서울 평창동)와 인사아트센터(서울 인사동)에서 함께 열리고 있다. 가나문화재단의 이번 전시는 문화자산의 공익화를 위한 것으로, 2018년 제주도립미술관, 지난 해 정읍시립미술관·여수 GS예울마루 전시에 이은 것이다. 전시회는 근현대 서양화를 중심으로 한 ‘가나아트 컬렉션Ⅰ-한국 근현대 미술’(3월 1일까지), 한국화 중심의 ‘가나아트 컬렉션Ⅱ-한국의 수묵채색화’(오는 23일까지)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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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진규의 ‘고양이’(1963), 테라코타, 45.2×16.2×43㎝.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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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에 마련된 ‘한국 근현대미술’ 전은 작고 작가 23명의 작품 5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한국 최초의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1920년대 유화 작품 ‘별장 풍경’,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질·형태의 왜곡이 돋보이는 구본웅의 ‘여인 좌상’, 이어 근현대미술의 절정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환기·도상봉·박수근·장욱진·권진규·문신의 작품들이 나왔다. 특히 조각가로 유명한 권진규의 희귀한 2점의 유화가 나와 눈길을 끈다. 두상 테라코타와 동물상 등의 조각품과 더불어 선보이는 유화는 그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또 조각의 영역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각가 문신의 흑단 조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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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억의 ‘ 6.25 동란’(1954), 캔버스에 유채, 96×160㎝.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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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전시실에는 1950~90년대까지의 작품 30여점이 관람객을 맞는다.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가들이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권옥연·김경·남관·문학진·박고석·박상옥·박영선·손응성·이달주·이봉상·이수억·정규·최영림·한묵·함대정 등이다. 전해지는 작품이 적은 김경과 정규·한묵의 작품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담은 이수억의 대작 ‘6·25 동란’, 박고석의 보기 드문 인물화 등이다.

인사아트센터의 ‘한국의 수묵채색화’ 전에는 1~3전시장에 1950년~1980년대까지의 수묵채색화 50여점이 내걸렸다. 이상범·김기창·박래현·장우성·박노수·박생광·이응노·권영우의 작품들이다. 한국화에 대한 관심과 재조명을 위한 전시는 작가 마다의 화풍과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 주로 대작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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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이상범의 ‘하경산수’(1966), 종이에 수묵담채, 178×77㎝.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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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 ‘군상’(1986), 한지에 수묵, 273×166㎝.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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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시장은 청전 이상범의 ‘추경’부터 ‘산음촌가’, 병풍작품 ‘사계산수도’ 등 1950~70년대까지 시대별로 청전의 작품을 정리했다. 2전시장은 전통에 기반하되 수묵의 과감한 운용, 서양화법의 수용, 채색기법 발전 등이 이뤄진 시기의 작품들로 김기창·박래현·장우성·박노수 등 4명의 작가로 꾸려졌다. 3전시장에선 자신만의 미학세계를 구축하며 한국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박생광·이응노·권영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방색 중심의 강렬한 채색화로 유명한 박생광의 ‘무속 시리즈’, 전통 필묵의 현대화를 이끈 이응노의 연작 ‘문자 추상’과 ‘인간 군상’, 한지와 먹이라는 전통 재료로 한국화의 새로움을 찾은 권영우의 작품들이다.

최근 전시장을 찾은 조은정 미술사학자(고려대 초빙교수)는 “학술적으로 권진규의 유화와 조각, 남관의 구상 작품, 도상봉의 풍경화 대작 ‘광릉수목원’, 선구적 면모의 여성미술가로 다양한 실험을 선보인 박래현 작품 등은 특히 주목할 만했다”며 “최근 한국 근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긴 한데 보다 더 많은 미술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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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의 ‘소금장수’(1956), 보드에 유채, 34.5×25㎝. 가나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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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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