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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탈리아 디자인의 거장, 카스틸리오니’전…일상에서의 필요가 천재의 손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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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혁신한 이탈리아 디자인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카스틸리오니.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디자인을 넘어 영원불멸의 가치가 된 그의 모든 것을 공개하는 기회다. 환희와 감성, 전문성, 상상력, 천재성이 결합된 끝없는 가치, 그것이 카스틸리오니의 디자인이다.

시티라이프

“누가 디자인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쓰임새 있는 물건이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지”라고 디자인에 대한 철학을 설파했던 아킬레 카스틸리오니(1918~2002). 그는 이탈리아가 사랑하는 대표 디자이너로 밀라노에서 출생하여 밀라노공과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직후, 이미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형 리비오, 피에르 지아코모와 함께 건축 사무소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시작했다. 혁신을 강조한 기능성을 창조하고, 실험적 형태와 전통적 형태를 함께 표현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로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능성을 담는 데 주력했다. 생전에 이탈리아 디자이너 최고의 영예인 ‘황금콤파스상’을 무려 8회나 수상할 정도로 산업 디자인계에서 중요한 입지를 다졌으며, 2002년 사망 후 이탈리아 정부는 이례적으로 그의 모든 오리지널 아트 워크 및 아카이브를 문화재로 등록하고 소중히 관리하고 있다.

전시는 ‘일상의 혁신’, ‘신소재와 디자인의 결합’, ‘익명의 오브제’ 등의 주제로 선보인다.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100여 점과 관련 아카이브가 함께 전시되며, 카스틸리오니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담아 작업한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헌정 아트 워크도 만나 볼 수 있다. 2018년 스위스에서 열린 전시보다 더 방대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대규모로 소개하며 카스틸리오니를 집중 조명한다. 또한 최인아책방, 매스메스에지 등 국내 대표 크리에이터 그룹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부대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시티라이프

SELLA, 1957 designed by Achille, Pier Giacomo Castiglioni(c. Zanotta S.p.A), ARCO lamp_courtesy of Achille Castiglioni Foundation,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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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틸리오니의 말, “디자인은 마법이 아니야. 내 주변을 살피는 것에서부터 디자인은 시작되는 거야”와 딱 부합되는 작품이 눈에 띈다. 그것은 조명이다. 거실에서 무언가 읽기를 좋아하는 아내의 일상을 위해 고안한 조명, ARCO Floor Lamp다. 천장 조명의 역할을 하면서도 움직일 수 있는 스탠드로 디자인한 이 조명은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의 사무실에 비치되는 등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전화를 받을 때 난 이리저리 움직이고 싶기도 하고 동시에 앉고 싶기도 했어”라는 카스틸리오니의 생활 속 필요성을 담은 작품 ‘SELLA Stool’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이 스툴은 ‘앉는 행위와 움직이는 행위의 결합’으로 카스틸리오니의 대표 작품이다. 새로운 형태를 고안했다는 중요성에도 의미가 있지만 앉는다는 정적인 행위와 움직인다는 동적인 행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존에 없던 행위에 대한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카스틸리오니의 진짜 디자인과 생각법을 좀 더 알고 싶다면 ‘생각하는 박물관’과 함께 진행하는 아이들을 위한 키즈 아틀리에 프로그램과 오디오 가이드가 답이다. 훈훈한 외모에 ‘미대 오빠’로 불리는 디자이너 김충재의 목소리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한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예술의전당]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17호 (20.02.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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