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기자24시] 親中 러시아의 중국인 입국 금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브로맨스'도 바이러스 앞에서는 무용지물인가. 러시아 정부가 20일 0시(현지시간)부터 중국 국적자에 대해 입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를 이번 조치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외교와 경제 부문 등 각종 현안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충돌을 빚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상호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견제에 열을 올렸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서로 상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통해 동문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천연가스관을 개통하고, 합동 군사훈련을 펼치는 등 어느 때보다 양국 관계가 돈독해졌다. 특히 크림반도 병합 이후 서방 제재로 고통받던 러시아를 도운 나라가 중국이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자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 주석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금까지 러시아 본토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중국인 2명이었다. 러시아 밖에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타고 있던 러시아인 부부가 있다. 모두 합쳐야 4명에 불과하다.

한국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역사회가 코로나19에 여지없이 뚫리고 말았다.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출신과 후베이성을 경유해 들어오는 사람에 한정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중국인 입국 제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개강 시즌을 맞은 대학가도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허점투성이다. 개별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과할 정도로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서 '음성' 판정자에 대해 하선이 시작된 19일 한국 정부는 재빠르게 크루즈선에 탑승한 외국인에 대해 국내 입국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발 빠른 조치가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을 상대로는 왜 먹통인지 모르겠다. 한국 정부가 자국민 생명보다 시 주석 눈치를 살핀다는 일각의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밝힌 '과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제부 = 김덕식 기자 dskim2k@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