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확산] 약국마다 마스크 구매 행렬
약국에서는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물품이 금세 동났다. 이날 오후 2시쯤 대구 중구 반월동의 약사 김모(39)씨는 "그저께까지만 해도 하루 10개쯤 나가던 마스크가 어제, 오늘 이틀 만에 1000장 넘게 나갔다"며 "이제 물량이 없어 오는 손님을 모두 돌려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불안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와 학원, 오락실, PC방 등은 썰렁했다. 오후 7시쯤 동성로는 사람들이 북적이던 평소와 달리 오가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곳을 지나며 출퇴근한다는 김정미(30)씨는 "평일에도 수천 명이 붐비는 동성로가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일부 학원으로는 수업 연기·취소 요청 전화가 빗발쳤다. 손이 많이 닿는 기구가 있는 오락실과 PC방, 코인노래방 같은 유휴시설들도 썰렁했다.
경북 영천에서 발생한 확진자 3명 중 1명(37번 확진자)이 운영하던 식당은 이날 '개인 사정으로 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은 채 문이 닫혀 있었다. 37번 확진자가 다녀간 인근 횟집과 마트도 폐쇄됐다. 영천시는 종합스포츠센터, 도서관, 생활체육관 등 공공시설 463곳, 경로당 454곳, 다중이용시설 63곳, 어린이집 47곳 등을 잠정 폐쇄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 지자체는 우한 코로나 대응을 두고 초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더 늘면서 당장 치료에 필요한 음압병실이 부족할 공산이 크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대구에는 54개, 경북에는 34개의 음압병상이 있다. 대구시 측은 "음압병상 중 상당수를 이미 다른 환자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대구에서 병상이 부족해지면 일단 경북 지역 음압병상을 함께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확진자들의 동선과 감염원을 파악할 역학 조사관도 태부족이다. 각 지자체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에 소속된 역학 조사관은 단 3명이고, 경북도에 소속된 역학 조사 인력도 5명에 불과하다. 중수본 측은 "대구에 역학 조사가 가능한 인력은 의사, 간호사 및 행정 인력 등 총 133명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수본 국장, 과장급으로 이뤄진 특별대책반이 대구시에 파견돼 역학 조사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천=권광순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