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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文 "반찬가게 그분 공격 안타깝다"… 靑은 "지지층 향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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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은 양념" 관대했던 文대통령, '문빠 오만' 확산되자 언급 나선듯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대통령 앞에서 "(경기가) 거지 같다"고 했다가 대통령 극성 지지층(문빠)에게 "불경하다"며 시달려온 시장 상인에 대해 "그분이 공격받는 것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문빠'들의 정치성 악플 공격에 대해 "양념"이라는 관대한 입장을 보였고, 이런 태도가 그들의 일탈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충남 아산 전통시장의 한 반찬가게 상인은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좀 어떠세요"라고 묻자, "거지 같아요. 너무 장사 안돼요. 진짜 어떻게 된 거예요. 점점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울게 생겼어요"라고 했다. 이후 문빠들에 의해 신상이 공개되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관련 보도를 접한 후 강 대변인에게 "그분을 좀 대변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거지 같다'는 말에 대해 "장사가 안되는 걸 요즘 사람들이 쉽게 하는 표현이다. 오히려 서민적이고 소탈한 표현"이라고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악의가 없었다. 오히려 당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악플 피해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자, 일부에선 "지지층에게 악플 테러를 자제하라는 경고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말씀은 반찬가게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지 지지층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의 우려 표명은 최근 '문빠'들의 악플 공격이 야당은 물론 여당 또는 진보진영 내부로 확대되면서, 정부·여당의 '오만'에 대한 거부감으로 확대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선플 운동을 제안할 만큼 인터넷 매너에 관심이 많은데, 마치 악플을 조장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돼 있다"고 말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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