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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스마트폰 결제 1위…Z세대의 새로운 관계 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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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美 온라인 만남 2%→39%
유료 서비스 가입자 비중 70%
Z세대 중심의 서비스와 콘텐츠

조선일보

2019년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은 돈을 쓴 앱으로 온라인 데이트 앱인 틴더가 꼽혔다. 틴더는 매칭 확률과 프로필 노출 빈도를 높이는 유료 서비스 이용자가 70% 수준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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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 ‘틴더(Tinder)’가 2019년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은 돈을 쓴 앱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앱 분석 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비(非)게임 분야 지출 기준 상위 10위 앱’ 보고서에 따르면 틴더는 넷플릭스, 텐센트 비디오, 아이치이, 유튜브 등 동영상 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앱 내부에서 결제된 금액을 기준으로 정해졌다.

틴더는 이용자가 사진과 간단한 프로필을 보고 호감 또는 비호감을 표시해 짝을 찾는 앱이다. 2012년 출시된 이후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고, 현재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2019년까지 1억 건 이상의 앱 다운로드, 300억 건 이상의 매칭 기록을 세웠다. 틴더 매출은 2014년 2억달러(2376억원)에서 2019년 22억달러(2조6163억원)로 11배 뛰었다. 모그룹인 매치그룹이 2019년 자체적으로 평가한 틴더의 가치는 100억달러(11조8800억원)에 이른다. 틴더의 주요 수익원은 매칭 확률과 프로필 노출 빈도를 높이는 ‘틴더 골드’ ‘틴더 플러스’ 등 유료 서비스다.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면 무제한으로 호감을 표시할 수 있고, 누가 자신에게 호감을 표시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1년 구독 시 한 달에 틴더 골드는 1만5000원, 틴더 플러스는 1만원이다. 서로가 호감을 표시해야 채팅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유료 서비스 구독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 틴더의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자는 70%로 다른 앱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마이클 로젠펠드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가 미국 이성 커플의 만남 경로를 조사한 결과 1995년 2%에 불과했던 온라인을 통한 만남 비중이 2017년 39%로 늘었다. 술집과 식당에서 이뤄지는 즉석 만남(27%)과 친구를 통한 소개팅(20%)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온라인 공간이 만남의 주요 무대로 떠오르면서 온라인 데이트 시장도 성장 추세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까지 2019년 9월 미국에서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온라인 데이트 시장은 연평균 5%의 성장세를 보여 2025년 92억달러(10조9342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틴더의 인기 비결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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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비결 1│Z세대를 위하여

틴더 이용자의 절반가량은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Z세대’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 PC, 태블릿 등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Z세대는 온라인을 통한 소통에 자유로우며, 글보다 이미지와 동영상에 친숙한 성향을 띤다. 온라인 세상의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복잡한 앱이나 웹사이트는 피한다. 스와이프(swipe·손가락을 댄 상태에서 화면 넘기기) 방식으로 호감 또는 비호감을 표시하는 간단한 조작 방식은 틴더가 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게 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프로필 상단에는 사진, 하단에는 글자가 배치된 그림 중심의 구성은 빠른 결정을 하게 해 Z세대와 호흡이 맞다.

틴더는 Z세대를 겨냥한 동영상 기반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내놓은 바 있다. 2019년 10월 한 달, 매주 일요일 오후 6시부터 12시까지 선보인 ‘스와이프 나이트’가 그것. 미국에서만 선보인 스와이프 나이트는 세계 종말을 앞두고 일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모험이라는 설정 아래 이어서 전개될 스토리를 이용자가 스와이프를 통해 선택해서 즐기는 일종의 비디오 게임이다. 일련의 선택은 자신의 프로필에 기록되고, 자신과 같은 선택을 한 이용자와 매칭된다. 스와이프 나이트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앱 다운로드, 매칭 건수가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한때 동시 접속자 수가 100만 명까지 치솟았다. 틴더는 올해부터 다른 나라에도 순차적으로 스와이프 나이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인기비결 2│‘사랑’→‘사람’ 찾기

틴더는 소셜 디스커버리(social discovery) 서비스를 지향한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이성과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가 아닌,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연인이나 친구를 사귀듯이 온라인에서도 사람과 사람 간 관계 맺기를 구현하는 게 목표다.

틴더 계정에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계정을 연결하면, 프로필에 음악을 추가할 수 있는데 이는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과 연결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유료 서비스를 구독하면 이용할 수 있는 ‘패스포트’ 기능을 통해 프로필에 노출되는 위치를 임의로 설정하면,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틴더는 자신과 잘 어울리는 대통령 후보까지 찾아줬다. 2016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앞서 미국 등 15개국에서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을 기반으로 질문하고 이용자 응답을 분석해 자신과 잘 맞는 미국 대통령 후보를 추천해줬다. 이용자는 화면마다 적힌 쟁점을 보고 스와이프를 통해 동의 또는 비동의를 표시할 수 있고, 터치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 내용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인기비결 3│만남의 과학

틴더는 매칭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신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기능을 잇달아 선보였다. 2016년부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스마트 포토’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상대방이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스와이프한 횟수를 분석해 프로필상의 메인 사진과 기타 사진 순서를 자동으로 바꿔준다. 프로필의 사진 구성을 매력적으로 바꿔 매칭 확률을 높이는 기능인데, 실제로 틴더 조사 결과 이 기능을 사용한 이용자의 매칭 확률이 12%로 높아졌다고 한다. 반대로 자신의 스와이프 패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매칭 확률이 높은 상대를 추천해주는 ‘슈퍼 라이커블’ 기능도 2018년 도입됐다.

익명성 탓에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꺼리는 사람도 적지 않다. 상대가 신원을 속이거나 사진을 도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틴더는 이용자가 상대를 믿고 만날 수 있는 안전장치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월 말부터 미국에서 도입된 ‘패닉 버튼’ 기능은 이용자가 만날 대상에 대한 정보나 만남 장소를 사전에 저장하고, 직접 만났을 때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터치해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다. 또,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찍어 올린 셀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도용 여부를 판단하는 새로운 사진 검증 기능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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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이코노미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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