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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코로나19, 대변서도 검출… 구강 검사만으로는 ‘음성’ 진단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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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구강과 혈청뿐만 아니라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도 검출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20일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우한 폐병원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신종 미생물과 감염’(Emerging Microbes and Infections)에 발표한 최신 논문에 따르면 우한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아 10일째 치료 중인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항문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4명(26.7%)이 바이러스 양성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들이 감염의 후반 단계로 갈수록 구강에서 채취한 검체보다 항문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양성률이 더 높았다.

조선일보

코로나19의 전자현미경 사진이 19일 국내에 최초 공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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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검체를 채취한 실험 첫날에는 구강 면봉의 바이러스 양성률이 50%로, 항문 면봉(25%)보다 높았다. 하지만, 실험 5일째가 되자 구강 면봉의 양성률은 25%로 낮아졌지만, 항문 면봉의 양성률은 오히려 37.5%로 더 높아졌다.

또한 일부 환자의 경우 혈청 검사에서는 바이러스가 검출됐지만, 구강 검체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를 바탕으로 구강에서 검체를 채취해 유전자 검사(PCR)를 하는 것만으로는 검사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구강 검체에서 음성이더라도 항문 검체나 혈청 검체에서는 양성이 나올 수 있다"면서 "구강검체 뿐만이 아니라, 항문검체, 혈청검체를 이용해야 검출률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밀폐된 환경에서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와도 연결될 수 있다. 실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국가위건위)는 이날 처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화장실의 하수도를 거쳐 전파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아모이가든 아파트에서 감염자가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린 뒤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퍼져 321명의 2차 감염을 불렀다는 분석과도 연관성이 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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