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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SS현장]7년만에 장편소설 '작별 인사' 낸 소설가 김영하 "낯선 세계에 대한 도전은 내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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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소설가 김영하. 제공|밀리의 서재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남들보다 모험심 많은 성격. 똑같은 것 못참아.”

소설가 김영하가 7년만에 낸 장편소설 ‘작별 인사’를 기존 종이책이 아니라 월정액 전자책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서비스하며 발생한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독자들은 월정액 1만5900원을 내는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김영하의 신작을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다. 종이책은 밀리의 서재 선공개 3개월 후 출간예정이다. 출판계는 김영하같은 스타작가가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 서비스에 책을 독점 공개하는 것이 “출판계 생태계를 죽이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김영하 작가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된 신작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서비스와 장소 방식 등은 달라도 전달되는 내용은 똑같다. 여전히 사랑하는 책이고 오랫만의 장편소설이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담으로 일종의 모험하는 기분으로 신나게 썼다. 독자들이 이 소설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이라는 형태가 고정돼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며, 출판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이 아니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책으로 이끌것인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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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장편소설 ‘작별 인사’ 표지. 표지 일러스트는 테이프 아티스트 조윤진 작가가 작업했다. 제공|밀리의 서재


“책은 형태가 고정돼있지 않다. 호메로스 시대에 문학은 소리였다. 두루마리에 적힌 것도 있고 구전도 됐다. 구텐베르그 이후는 단행본을 조용히 소리내지 않고 읽는 것이 굳어졌다. 그러나 다양한 방식, 다양한 환경에서 접할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어떨 때는 각 잡고 읽지만 지하철이나 비행기에서는 전자책 리더기로 읽는다. 중고등학생 때는 신발 하나를 해질 때 때까지 신지만 지금은 다양한 신발을 신는다. 앞으로 책을 읽는 방식은 때와 여건에 따라 다양해질 것이다. 출판계의 가장 큰 도전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나타나는 게 아니라 더이상 책을 안사는 사람들을 서점으로 모으는 일이다.”

남들보다 먼저 이같은 시도를 한 것은 모험심이 큰 성격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설가로서 팟캐스트, 홈페이지 등 새로운 서비스를 일찍 시작했던 그는 앞으로도 독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계속 모험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소설 ‘작별 인사’는 미래시대 통일된 한반도의 평양을 배경으로 사람과 거의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로봇 인간 철수가 자신을 인간으로 믿고 살다가 사이보그임을 알게 되면서 낯익은 세계와 작별하고 다양한 타자와 만나 연대하며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을 다룬다.

김영하 작가는 “이소설에 AI가 나오고 휴머노이드가 나오지만 이 소설은 지금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다. 인간다움은 자기와 다른 존재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냐의 문제다. 메르스로 사망한 환자 부인이 국가를 대상으로 소송을 해 최근 2000만원 배상을 받았다. 그 부인은 남편이 메르스로 진단받고 격리돼 사망해 화장될 때까지 보지못했다. 남자는 인간이 아니라 감염원으로 취급받았다. 그런 것들에 대한 비유다”라고 말했다.

김영하 작가는 직접 출판사를 차려 소설을 출판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출판사는 아내가 차렸다. 저보다 다독가고 (출판사를 차리는) 꿈을 가졌는데 제가 작가여서 하지 못하다가 차렸다. 그 출판사에서는 오래전에 나온 좋은 책인데 절판됐거나 제 책 중 절판된 책 등을 낼 것이다. 마케팅이라든가 서점에 배본하는 문제는 작은 규모 출판사가 하기 어려워서 문학동네가 지분 투자로 참여하고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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