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탄핵 찬반론'으로 비약
서울 구로을과 광진을 선거에 출마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민주당 최재성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16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탄핵을 도모한 이들의 후예가 다시금 그 역사를 반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04년과 2020년 탄핵의 이유는 같다.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그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라며 "국정농단 세력의 주역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검찰의 공소장에 호응했고 본격적으로 문 대통령 탄핵에 나섰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 동의를 얻지 못한 반민주적 탄핵이 어떤 파국을 맞이했는지 되짚어 보라"고도 했다.
최재성 의원은 갑작스런 입장 발표를 "총선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이들이 16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까지 '소환'한 이유는 그해 총선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뒤 이를 주도했던 한나라당은 '탄핵 역풍' 속에 한 달 뒤 치러진 총선에서 참패한 반면,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윤 전 실장은 "심 원내대표가 두 번에 걸쳐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며 "심각한 문제다. 이 문제를 국민들이 엄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고 전 대변인은 "대통령 탄핵은 정쟁의 소재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라며 "선거에서 공명정대하고 정정당당하게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우리가 소수당이어서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지난 10일에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의 연루 사실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을 '탄핵 찬반론'으로까지 비약시키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은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연루된 데다, 검찰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공소장 공개 문제를 놓고 일전을 치른 바 있어 미래통합당이 비판의 화력을 집중하는 사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윤 전 실장이 참석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실장이 지휘했던 국정상황실은 경찰로부터 울산 상황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 : 임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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