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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오늘 하루 TK 현역 2명 불출마⋯ 김형오 압박에 인적교체 물꼬 트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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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지역 통합당 현역 20명 중 불출마자 5명으로 늘어⋯ TK 인적쇄신 물꼬 트여
김형오, 공천 면접 미루며 TK 의원들에 '명예퇴진해달라' 압박성 전화
일부 반발 속 일부는 수도권 출마 고민

미래통합당 대구·경북(TK) 지역 현역 의원인 김광림·최교일 의원이 20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TK 지역 통합당 현역 의원 중 하루에 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통합당 현역 의원 20명 가운데 불출마자는 5명으로 늘었다. PK(부산·경남·울산) 지역 통합당 의원 24명 중 10명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그러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TK 의원들을 상대로 '명예퇴진이냐 컷오프냐를 선택하라'고 압박에 나서면서 TK 지역 인적 쇄신의 물꼬가 트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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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광림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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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공천관리위는 원래 19일부터 실시하려던 TK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를 20일로 연기했다가, 이날 다시 무기한 연기했다. 공천관리위 측은 "대구에서 우한폐렴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해 확산 방지 차원에서 면접을 연기했다"고 했다. 그러나 TK 지역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불출마 선언이 저조하자, 김 위원장이 이들의 용퇴를 이끌어내기 위해 면접을 연기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TK 지역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명예로운 퇴진을 해달라"고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전화를 받은 의원은 알려진 것만 9명 정도. 이들 중 일부는 주변에 "당을 위해 헌신해왔는데 내가 왜 불출마해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런 설득 전화는 "명예 퇴진을 거부하면 컷오프"란 메시지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당에서 정해주면 수도권으로 올라가겠다"고 한발 물러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김광림·최교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왔다. 특히 김 의원은 통합당 현직 최고위원이자 황교안 대표의 경제 참모로 활동해왔다. 최 의원도 법무부 검찰국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황 대표의 검찰 후배다. 그런 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오면서 통합당 안에서는 "TK 의원 불출마의 방아쇠가 될 것"이란 말이 나왔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의원은 18대 총선 때 무소속으로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된 안동 지역의 절대강자로 꼽혀왔다"며 "그런 김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택한 이상 다른 의원들도 버틸 명분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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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을 보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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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지도부에서는 애초 TK 지역 현역 의원 절반 교체를 목표로 세웠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당 공천관리위 주변에서는 "현역 70%까지 교체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TK 지역 통합당 의원 20명 중 15명을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 상당수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 시절부터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아 출마를 준비해온 강효상 의원이 이날 서울 강북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것도, TK 인적 교체 흐름에서 초선도 예외가 없다는 공천관리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말이 나온다.

공천관리위에서는 TK 지역 3선 이상 의원 3명도 용퇴 대열에 합류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지역 3선 이상 의원은 모두 5명. 이 중 유승민·김광림 의원은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호영(4선)·김재원·강석호(이상 3선) 의원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김재원 의원은 "당이 명령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며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TK 의원을 중심으로 과거 '친박연대'와 같은 방식의 신당창당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옛 친박계 인사들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용퇴 압박을 받고 있는 TK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신당 창당을 포함한 세력 규합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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