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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 시국에 어딜 가"…여행 '올스톱'에 관광업계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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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코로나19 한달] 여행수요 '제로(0)'에 여행사 고사 위기…지역감염 확산에 국내여행도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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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23명으로 늘어난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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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쇼크가 국내 여행산업에 쓰나미를 몰고 왔다. 공포감 확산으로 여행심리가 얼어붙으며 해외여행 수요가 주저앉았다. 지역사회 감염도 현실화하며 국내여행마저 가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에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고사 직전의 위기에 내몰렸다. 중소여행사들이 줄줄이 폐업하기 시작했고 NO재팬도 버틴 대형 여행사들에도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국내 관광 1번지 제주도는 내외국인 방문객이 뚝 끊기며 한산하다.


여행 '올스톱', "여행수요 '제로(0)', 이러다 다 죽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설 연휴를 앞두고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로 여행수요가 급감했다. 발원지인 중국 허베이성을 비롯, 중국 전역이 여행불가지역이 됐고, 2월 들어 정부가 일본과 태국 등 동남아 지역까지 여행자제를 권고하며 여행객들이 예정했던 일정을 줄취소하고 있다.

여행자제 지역이 모두 우리 국민들의 최고 인기 여행지로 꼽힌다는 점에서 사실상 해외여행길이 꽉 막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당 나라를 찾은 여행객은 △일본 513만명 △베트남 314만명 △태국 155만명 △대만 94만명 △말레이시아 51만명 △싱가포르 49만명 으로 총 1176만명에 이른다. 중국 본토와 지난해 162만명이 찾은 홍콩과 마카오를 더하면 전체 여행객(2871만명) 중 무려 60%에 이르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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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에 따라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일시 중단된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마스크를 쓴 이용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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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여행수요가 '제로(0)'가 되며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사들은 개점휴업 상황이다. 하나투어의 지난달 해외여행 상품 판매량은 총 18만70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49.7%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대부분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에 끌어모은 모객 실적으로, 2월은 얼마나 더 줄어들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상황이다.

사실상 여행사들이 줄도산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 여행업계 반응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2주 만에 여행취소로 인한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의 피해만 300억원을 넘어섰다. 신규 예약은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으며 취소 수수료를 돌려주기도 벅찬 상황이다. 중소규모 여행사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기 시작했다. 한국공정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사태 이후 폐업한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10곳에 달한다.

대형 여행사들도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다음 달부터 2개월 동안 주3일 근무제를 실시해 인건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모두투어도 다음달부터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두 달 동안 임금을 70%로 지급하는 유급 휴직 제도를 실시한다. 자유투어는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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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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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해제에 높아진 인바운드 기대감, 처참히 무너져

인바운드 관광업계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새해 시작과 함께 '한한령' 해제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회복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뚝 끊기며 지역 관광산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수준으로 지속되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65만명 감소하고 관광수입도 4조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표 관광지 제주도의 상황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 확진자가 여행했단 소식에 여행기피 현상이 두드러졌고, 무사증 제도 중단으로 외국인 발길도 끊겼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19일까지 제주 방문객은 84만759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 줄었다. 내국인은 78만여 명으로 30.6% 줄었고, 외국인은 6만2900여 명으로 무려 89.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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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하며 제주 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직격타를 맞고 있다. 봄을 앞두고 야심차게 추진되던 지역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속출한 대구는 전날(19일) 오는 3월 방탄소년단(BTS)이 참가해 기대를 모으던 'SBS 슈퍼콘서트 in 대구'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2020년 대구경북 방문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피해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인바운드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확대로 국내관광·지역경제 활성화를 노리던 정부의 목표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관광당국은 당초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했지만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국내 관광역시 지난달 모집을 시작한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신청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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