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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여성을 뚱뚱한 계집이라 부른 억만장자"…TV토론 첫 등판 블룸버그에 집중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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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9차 민주당 대선 TV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 6명이 관객을 향해 웃고 있다. 왼쪽부터 처음 등판한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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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처음 등판한 미국 민주당의 9차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난타전이 됐다. 민주당의 세 번째 경선인 네바다주 코커스 경선을 사흘 앞둔 1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맞붙은 후보 6명은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으로 토론 무대를 달궜다.

포화는 주로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쏟아졌다. 다른 후보들은 '태그 매치'를 하듯 돌아가며 블룸버그 전 시장에게 공세를 퍼부었다. 첫 발언권을 얻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려면 역사상 가장 많은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며 "불심검문 정책으로 흑인과 라틴계를 분노하게 한 블룸버그는 투표율을 높일 수 없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샌더스 의원은 트럼프를 이길 수 없다"며 "그가 후보가 되면 트럼프에게 4년을 더 줄 것"이라고 응수해 시작부터 분위기가 과열됐다.

그러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우리는 여성을 향해 '뚱뚱한 계집' '말상 레즈비언'이라고 부른 억만장자와 경쟁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아니라 블룸버그 얘기"라면서 가세했다.

그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향해 "세금 환급 기록을 숨기고, 여성을 학대하고, 인종차별 정책을 시행한 후보"라며 "오만한 억만장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워런 의원은 또 작심한 듯 "여성들과 비공개 합의한 것이 몇 건이냐"고 몰아붙이며 블룸버그 전 시장을 수세로 몰아넣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과 중도 표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공세도 거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그는 뉴욕시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다"며 "흑인 청년 500만명이 벽에 붙어 불심검문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토론 초반에 긴장한 표정으로 발언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블룸버그 전 시장은 몇몇 장면에선 순발력을 보였다. 그는 건강 문제를 질문받은 샌더스 의원이 "당신과 나는 똑같이 심장에 스텐트 2개를 갖고 있다"고 떠넘기자 "25년 전 일"이라고 받아쳤다. 세금과 관련한 공세에는 "모든 세금을 기꺼이 내왔다"며 "며칠 안에 환급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받아 넘겼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후반부에 억만장자는 사라져야 한다는 샌더스 의원을 향해 "우리는 자본주의를 내던질 수 없다"면서 "그것은 공산주의라고 불리며 작동할 수 없다"고 펀치를 날리기도 했다. 곧이어 "얼마나 좋은 나라냐"며 "가장 유명한 사회주의자가 집을 3채 보유한 백만장자"라고 공격했다. 그러자 샌더스 의원은 "블룸버그는 하위 1억2500만 미국인을 합한 것보다 더 부자"라며 "당신의 부는 직원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반격했다.

초반 경선에서 1~2위를 다툰 샌더스 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시장은 '메디케어 포 올' 재원 문제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펼쳤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4~5위권으로 밀려난 부티지지 전 시장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을 멕시코 대통령 이름을 대지 못한 일까지 거론하며 공격했다.

또 경선이 끝날 때까지 어느 후보도 전체 대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면 최다 득표자가 후보가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샌더스 의원만 그래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예고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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