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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팝인터뷰①]'정직한 후보' 장유정 감독 "현실의 답답함 통쾌하게 푸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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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장유정 감독/사진=NEW 제공


[헤럴드POP=이미지 기자] “브라질 원작, 한국식으로 풀어냈다”

영화 ‘김종욱 찾기’, ‘부라더’의 장유정 감독이 신작 ‘정직한 후보’를 통해 라미란과 손을 잡고 스크린에 컴백,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위기에 빠진 2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장유정 감독은 ‘정직한 후보’의 연출을 제안 받은 뒤 코미디 장르 속 풍자에 매료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럴드POP과의 인터뷰에서 장유정 감독은 관객들이 통쾌하게 웃으며 정직이란 무엇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원래 시사성 강한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정치인이 주인공이라는 말이 귀에 꽂혔다. 정직하고 싶어도 나이가 들수록, 가진 게 많을수록 뭔가 축소하고 과장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지 않나.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정치인이 그런 상황에서 진심을 쏟아내면 풍자적으로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어 “거짓말 못하는 정치인이 진실을 터뜨릴 때 관련된 사람은 등골이 오싹하고, 옆에서 보좌하는 사람은 얼마나 기가 찰 것이며,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당황스럽겠나. 권력층을 대상으로 그런 것들을 코미디 장르 안에서 풍자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게 재밌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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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포스터


무엇보다 ‘정직한 후보’는 동명의 브라질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장유정 감독은 ‘거짓말 못하게 된 정치인’이라는 소재는 그대로 차용하되, 한국 정서에 맞게끔 많은 것들을 바꾸었다.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부패한 거짓말쟁이 정치인이 할머니의 기도로 거짓말을 전혀 못하게 되는 설정은 그대로 들고오되 여러 가지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코미디라는 건 사회적인 문화적 코드가 다르면 이야기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웃음이야말로 소통이 되어야 만들어지니 브라질에서 재밌었지만 한국에서는 당혹스러울 수 있고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는 거다. 또 각 나라마다 정치적 특성도, 잣대도 달라서 그대로 간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면서 “설정이 판타지적이니 캐릭터나 에피소드는 리얼리티를 구현했으면 좋겠어서 원작 그대로 갈 수 없기도 했다. 주인공의 성별도 여성이 되면서 가족관계가 바뀌었고, 시어머니 이야기도 추가됐다. 정치적인 부분도 한국 실정에 맞추니 훨씬 깊숙하게 들어가게 됐다. 결말에 있어서도 굉장히 다른 양상이다. 한국적 정서와는 안 맞으니 다른 방식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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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감독/사진=NEW 제공


‘정직한 후보’가 정치색을 갖고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3선 국회의원의 선거 과정을 다루다 보니 토론회, 선거유세 운동, 연설 등이 꽤 그럴싸하게 등장한다. 이는 장유정 감독의 철저한 조사 덕에 가능했다.

“일단 의원회관에 가서 정치부 기자를 통해 보좌관을 만났고, 그분이 대변인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이후 비서관, 전 의원, 현 의원, 초선 의원, 3선 의원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관찰했다. 보궐 선거 시기에는 캠프들이 꾸려졌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팔로잉했다. 그냥 듣는 거랑 직접 보는 건 다를 수 있는데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자체가 큰 행운이었다.”

‘정직한 후보’의 주인공이 국회의원인 만큼 리얼리티를 부여하기 위해 취재가 이루어졌지만, 그렇다고 정치색을 띠지는 않는다. 장유정 감독 역시 재밌게 보고 통쾌함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많은 분들이 정치적 피로도도 있고, 현실적 스트레스도 있지 않나. 우리 영화를 통해 잠깐이라도 그런 걸 해소시키는 통쾌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칼국수를 먹으러 갔을 때도 국물에 뭐가 있을지 몰라도 시원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정직한 후보’에는 여러 가지 팩트, 유머, 풍자 등이 들어갔는데 재밌게 보시고 더 나아가서 정직이 뭘지 잠깐 가볍게 생각할 정도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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