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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턱없이 부족한 음압병상부터 늘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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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만 수십 명씩 나오는 등 대유행 초기 단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확산 방지에 전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사태가 더 나빠질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할 때다. 환자 수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때 이들을 치료할 병실과 의료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에서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것은 감염자군이 큰 탓도 있지만 의료 여건 미비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전염병 환자 격리치료에 필요한 음압병실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755개, 병상은 1027개가 있다. 이 중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198개이고 나머지는 민간 의료기관에 산재해 있다. 1027개라면 아직 여유가 있는 듯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가지정 격리병상 운영 지침에 따르면 평소에는 일반환자 진료에 활용하고 비상시에 대비해 20%만 유휴 병상으로 두게 돼 있다. 민간 의료기관 병상도 대부분 차 있는 상태여서 조만간 병실 부족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집단 발생한 대구·경북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대구시는 20일 중증환자만 음압병실에 격리시키고 경증환자는 일반병실 1인실에 입원시키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할 것을 보건당국에 건의했다.

음압병실의 기본 목적은 병원과 의료인력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환자가 늘어나면 어쩔 수 없이 일반 1인실 격리, 그것도 안 되면 코로나19 환자들만 따로 다인실에 수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면 바이러스 차단벽이 낮아지고 의료인력 감염과 치료 마비 사태를 불러올 위험은 커진다. 이대로 본격 대유행 단계로 진입하면 음압병실은 고사하고 입원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부는 병실 확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선제적인 방안이어야만 한다. 이동식 음압장치를 활용한 병실 개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최소 음압 기능을 갖춘 병실을 최대 확보하고 다인실을 1인실로 개조해야 한다. 지역별로 코로나19 전용 병원을 지정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일반 입원 환자들의 위험 부담을 높이지 않고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구축하려면 정부의 정확한 판단, 과감한 실행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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