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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이란이 삼성 때리자…외교부 아·중동국장은 미국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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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대이란 제재 완화 설득

일본은 이란 달래기 작전 효과

중앙일보

세예드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 내 삼성전자 매장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올렸다. 한국을 향한 공개 경고다. [사진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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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라 자국에서 일부 사업을 중단한 삼성에 대해 노골적인 때리기에 나서자 정부가 외교부 당국자를 미국으로 급파했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홍진욱 아프리카·중동국장이 19일 급히 방미길에 올랐다. 미 국무부 또는 재무부 관계자와 만나 대이란 제재와 관련해 일부 면제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구체적인 제재 면제 방안과 관련, 정부는 인도적 물품 지원을 한 스위스의 사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스위스는 미 정부의 승인을 거쳐 이란에 약품과 식량 일부 등 인도적 물품을 수출하는 ‘스위스인도적교역절차(SHTA)’를 이달 3일 개설했다. 한국도 그간 인도적 교역에 한해 이란과 관계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이마저도 미국의 반대로 끊겼다고 한다. 외교부가 이처럼 실무자를 미국에 급파한 것은 이란 정부의 한국 기업, 특히 ‘삼성 때리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5월부터 이란제재 면제 예외 8개국에서 제외되면서 이란과의 교역이 사실상 막혔다. 올해 1월 22일에는 미국 요구를 수용해 호르무즈 해협 독자 파병도 결정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세예드압바스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삼성전자 매장의 간판을 철거하는 사진을 올렸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란은 어려울 때 친구를 잊지 않지만, 일부 외국 기업은 미국의 괴롭힘(이란 제재)으로 이란을 떠났고 이란 시장에 복귀하기 어려울 것임을 알아야 한다”는 글을 페르시아어는 물론 한글로도 올렸다. 한국을 향한 공개 경고다. 이어 모하메드 자파르 나낙카르 이란 정보통신기술부 법무국장이 18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프레스TV와 인터뷰에서 삼성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그는 “삼성전자 임직원의 입국을 거부하거나, 이란의 휴대전화 네트워크에서 삼성이 생산한 스마트폰의 등록을 부분적으로 금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토어의 유료 앱 서비스를 이란에서 제한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였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발표 이후 외교부 차관급 이상의 이란 방문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다. 지난 14~16일 뮌헨 안보회의(MSC) 개최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자리프 장관은 일본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과는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하게 자위대의 호르무즈 독자 파병을 결정했지만, 일찌감치 전방위로 ‘이란 달래기’에 나서며 효과를 봤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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