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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공연 리뷰] "흔들리기에 우리는 청춘"… 스캔들 딛고 부활한 국민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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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학폭 논란 겪은 후 첫 전국 투어

3시간을 자신들의 노래로 질주… 멤버 줄었지만 꽉 찬 무대 선봬

"누가 내 가슴에다 불을 질렀나/누가 내 심장에다 못을 박았나~" "잔나비!"

노래 한 소절이 끝나기도 전 관중 3000명이 외쳤다.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그룹사운드 잔나비'의 전국 투어 콘서트 첫날에서다.

조선일보

지난 1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단독 전국 투어 첫 공연이 끝나고 기념사진을 찍은 밴드 잔나비. 왼쪽부터 기타 김도형, 보컬 겸 리더 최정훈, 베이스 장경준이다. /페포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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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재개된 잔나비의 단독 전국 투어는 '전곡 투어'다. 3시간 동안 초대 가수 한 명 없이 자신들의 노래로만 쭉 달린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 보자"라는 보컬 최정훈의 도발에 팬들은 '떼창'으로 받아쳤다. "우린 원래 발라드 하는 애들 아니고 신나는 노래하는 애들이에요"란 말이 끝나기 무섭게 '투게더! 우리 애는요, 꿈나라 별나라, 조이풀 조이풀, 정글…' 등 히트곡들이 쉴 새 없이 나왔다.

잔나비 공연의 특징은 청중 역할이 크다는 점. '라이트 팬(일반 팬)'인지 '찐 팬(열성 팬)'인지는 곡마다 어떤 반응을 하는지 보면 알 수 있다. 잔나비가 요청하지 않아도 찐 팬들은 어떤 노래에서는 몸을 앞뒤로 흔들고, 어떤 노래에서는 휴대폰 라이트를 켜 은하수를 만들며, 노래의 정확한 지점에서 떼창과 구호를 외친다.

같은 동네 92년생 친구들로 구성된 잔나비는 2014년 데뷔해 긴 무명을 겪다 지난해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로 국민 밴드가 됐지만, 멤버 유영현의 학교 폭력 논란 후 탈퇴 등 구설을 겪었다. 지난해 10월엔 드러머 윤결이 입대했다. 잔나비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의 가사를 "긴긴 여름밤은 가고 추운 겨울이 와도 여전히 음악은 우리의 마음에 위로가 되어요"로 개사해 부르며 지난해를 정리했다.

다섯에서 셋이 된 이들은 빈 공간을 열정으로 채운다. 탈퇴한 키보디스트를 대신해 최정훈이 피아노 학원에서 건반을 배워 대신 친다. 윤결을 대신할 객원 드러머도 구했다. 남은 멤버들도 오는 8월 이후부터는 언제 군대에 입대할지 모르는 상황. 그동안 라이브로 볼 수 없었던 노래 '컴백홈'부터 미발매 4곡까지 쉬지 않고 쏟아낸다.

앙코르곡은 미국 록 밴드 '포 넌 블론즈'의 '와츠업'. 그러나 추가로 부른 한 곡에 청중은 환호했다. 2014년 데뷔 전인 잔나비가 경연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곡 '작전명:청춘'. 최정훈은 "이 노래는 '대충 살아'라는 요즘 트렌드와 안 맞아 그동안 안 불렀는데, 오늘은 부르면 모두 다 같이 불러 주겠구나 싶어서 불러 본다"고 했다. "불어 오는 바람 앞의 불꽃들이여/우린 모두 타오르는 젊음이기에/흔들릴 수 있어 그래, 무너질 수 있어/일어나라, 작전명 청춘!"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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