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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전자 독서 플랫폼 등장도 작가들에게는 좋은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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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편 ‘작별 인사’ 발표 김영하 작가

밀리의서재 통해 3개월동안 선공개


한겨레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많아질수록 작가들에게는 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의 작품을 원하는 이가 많아지는 게 나쁜 일은 아니죠. 작가들의 선택지가 느는 거니까요. 이번 제 소설은 밀리의서재가 독점 선공개하지만, 이것 역시 신문이나 잡지 연재와 다르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밀리의서재가 동네 서점에도 책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소설가 김영하가 7년만에 새 장편 <작별 인사>를 내고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작품은 월정액 전자 독서 플랫폼 밀리의서재에서 지난 15일 먼저 공개했고, 종이책 정기구독자에게 한정판으로 제공한다. 이르면 3개월 뒤에 종이책 전문 출판사에서 다시 출간될 예정이다.

<작별 인사>는 자신을 인간이라 생각했던 휴머노이드 로봇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자신이 인간이 아닌 로봇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 로봇이 세계를 장악하면서 인간 문명이 종말을 고하는 과정을 그린다. “인간의 역사는 곧 끝나고 기계의 시간이 올 거야”라는, 소설 속 로봇의 말에 소설 제목의 함의가 들어 있다.

“로봇이 등장하긴 하지만, 저는 이 작품이 에스에프(SF)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기에는 ‘과학’이 너무 안 들어가 있잖아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성장담인데, 로봇은 소설에 필요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설정일 뿐입니다. 소설은 상징과 비유로 말하는 양식이라고 생각해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고서 어떤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은 미래를 엿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아서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를 인간으로 볼지, 가령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을 동료 인간으로 받아들일지 추방할지 같은 문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김영하는 최근 직접 출판사를 차렸다거나 문학동네 임프린트라는 등의 소문과 관련해서도 해명했다.

“제가 아니라 아내가 출판사를 차렸습니다. 아내는 저보다 훨씬 다독가이고 책을 좋아합니다. 출판을 하는 건 오랜 꿈이었지만 남편이 작가여서 망설였지요. 아내의 출판사에서는 절판된 책들을 주로 낼 거고 물론 신간도 낼 예정입니다. 제 작품 중에서도 절판된 시칠리아 여행기라든가 계약이 종료된 책들을 낼 겁니다. 출판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일종의 백리스트인 셈이죠. 문학동네가 지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해서 책을 서점에 제공하고 수금하는 일 등을 도와주게 됩니다.”

그는 최근 윤이형 작가의 절필로 이어진 이상문학상 사태와 관련해서도 “동료 작가들의 싸움을 온마음으로 지지한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권리보장법이 통과돼서 예술인들이 단결할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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