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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결정이 고통인 이들을 위한 ‘생각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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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슈퍼 씽킹: 모든 결정의 공식

가브리엘 와인버그·로런 매캔 지음, 김효정 옮김/까치·1만9000원

1994년 우리말 번역본이 나온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얄팍한 처세술이 아니라 자기 혁신을 통한 전략적 자기계발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지금도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온다. 상당수는 독자의 ‘자책감’과 ‘자신감’을 감성적으로 자극하는 뻔한 훈계를 늘어놔 허탈해지기 십상이다.

사생활 보호 검색엔진 ‘덕덕고’ 창설자인 가브리엘 와인버그와 임상실험 통계학자 로런 매캔이 쓴 <슈퍼 씽킹, 모든 결정의 공식>은 더 나은 ‘의사 결정’에 대한 과학적 근거와 실용적 팁을 한데 엮은 자기계발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은이 부부는 “세상에 관해서 더욱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하는 능력인 ‘슈퍼 씽킹’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더 훌륭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종의 의사결정 공식인 ‘정신 모델’들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 일상에 적용하도록 돕는 가이드북이다.

책은 뻔한 말을 늘어놓는 인생 멘토가 아니라 온갖 사회과학·자연과학 지식과 통계 데이터가 빼곡한 경영심리학 교양서 같다. 인용한 ‘정신 모델’만 220여개나 된다. 사람의 ‘확증 편향’을 깨려 들 때 나타나는 반발인 ‘역화 효과’를 피하기 위한 ‘회색 사고’, 직감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고 유용한 직관을 기르기 위한 ‘왜? 라고 다섯번 묻기’, 의도한 효과와 정반대 결과를 부르는 ‘코브라 효과’의 함정, 해법이 난망한 상황에서 쓸 ‘문제의 재구성’ 등 개념과 사례는 끝도 없다. 열역학 제2법칙(엔트로피 증가)을 차용한 ‘행운의 표면적 넓히기’ 모델에선 “당신의 삶은 조금 흐트러지겠지만, 적당한 무질서는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독자에겐 ‘달보다 손가락’이 더 쏠쏠한 책도 있는 법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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