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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추워봤자 경칩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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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각] 책지성팀장의 책거리

한겨레

살아가느라 지친 당신께 몇 권의 새 책을 권합니다. 명언 수집 취미를 가진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쓴 <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는 ‘행복을 위한 아포리즘’이란 부제를 달고 나왔습니다. 명언은 어려울 때 더 찾게 되는 법이지요? 50개 문장 가운데 지금 제 눈에는 “용기는 두려움의 정복이다” “거절은 의견에 불과하다” 같은 말이 가장 먼저 들어옵니다. 마감이니 쪼그라든 마음 탓이라 생각합니다.

영국 퇴역장교로 2015년 ‘무지원 단독’ 남극 횡단에 도전한 헨리 워슬리의 실화 <궁극의 탐험>도 인상적입니다. 그는 약 1667㎞에 이르는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길을 헤쳐갑니다. 다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그의 스키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답니다. “성공했다고 끝난 게 아니며, 실패했다고 죽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하는 용기다.”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변이 박테리아를 다룬 <슈퍼버그>의 지은이 맷 매카시 박사는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역사를 보여줍니다. 슈퍼 박테리아는 무분별한 항생제 남용의 결과라고 하죠. 지금 쓰이는 항생제 대부분은 1970년대 전에 개발된 것인데 낮은 경제성 때문에 제약회사들이 개발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박테리아에 맞설 수단이 별로 없는 의료진이 쓰는 방법도 워슬리의 남극 탐험 때와 비슷합니다. 치료와 발견을 멈추지 않는 것.

자주 높은 데서 홀로 싸워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낮은 데서 홀로 치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디서든 외로이 싸워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림책 <그래봤자 개구리>를 추천합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장현정 작가는 절망 끝에 어떤 행동을 선택하든 두려워하지 않도록 힘을 보탭니다. 아무리 추워봤자 겨울 가고 봄은 오며 “그래, 나 개구리다!” 외치는 목소리도 커다랗게 들려올 테니 말입니다.

이유진 책지성팀장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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