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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오랜 기다림 짧은 진료시간".. 병원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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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수 적은데 외래진료횟수는 가장 많아.. CT 등 고가장비 과도 공급 국회입법조사처 "진찰시간 최소화, 의료장비 이용 증가 유발 가능성" [비즈니스워치] 박수익 기자 park22@bizwatch.co.kr

오랜 대기 시간끝에 진료실에 들어섰지만 몇 마디 듣지도 물어보지도 못했다. 의사는 일단 검사부터 받아보자고 한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지만 다음 순번을 기다라는 사람들이 많은 터라 그냥 돌아서 검사실로 향했다.

병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게 경험하는 이런 일들은 왜 나타날까. 왜 어렵게 병원을 찾았는데 왜 나에게 충분한 진료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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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가 21일 발표한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서비스 이용 현황과 시사점' 자료를 보면 어느 정도 개연성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의사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3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가장 적다. OECD평균(3.4명)의 67.6% 수준이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이 외래진료를 받는 횟수는 1인당 연간 16.6회에 달한다.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입원 환자의 1인당 평균재원일수도 18.5일로 OECD 중 가장 길다.

우리나라 병원은 가장 적은 수의 의사가 가장 많은 수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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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장은 "적은 수의 의사가 많은 수의 외래환자를 진료한다는 것은 '진찰 시간의 최소화'를 의미한다"며 "이는 1차 의료의 부실, 불충분한 문진에 따른 의료과실 증가, 항생제 등 의약품 과다 사용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병원 병상이 12.3개로 일본(13.1개)에 이어 2위이며 OECD평균(4.7개)의 약 3배에 달한다.

인구 100만 명당 자기공명영상(MRI) 장비 29.1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스캐너) 38.3대를 보유하고 있다. CT와 MRI를 합한 고가 진단용 장비는 인구 100만 명당 67.3대로 OECD 평균(45.2대)의 1.5배 수준으로 설치돼 있다.

김 팀장은 "의료서비스 부문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의료인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특성때문에 의료자원(병상·장비 등)의 과도한 공급 상태가 이용량 증가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또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비율이 아직은 낮은 수준인데 의료서비스 이용 측면에서 잦은 외래 진료와 긴 재원일수라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어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 방안을 조속히 실행해 급속한 인구고령화에 대응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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