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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코로나가 삼킨 일자리…복지사·보육교사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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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와 더불어 '일자리 공포'도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적일 수 있는 노인과 아동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이 줄줄이 임시 폐쇄에 들어가면서 관련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시설이 대부분 휴관하면서 외부 강의 프로그램을 취소·연기하는 사례가 늘어 프리랜서들의 '밥줄'도 끊길 위기다.

코로나19 사태가 주요 기업의 상반기 공채 일정과 정부의 재취업 교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청년세대와 중·장년층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노년층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노인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사들의 신규 채용을 취소하거나 채용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면역력이 약하고 치사율이 높은 노년층의 특성을 감안해 외부인 유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상도 지역 노인일자리센터에 지원한 양 모씨(34)는 "면접 취소를 일방적으로 당했다. 언제 전형이 진행되느냐고 문의하니 '당분간은 채용 계획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 취업을 원하는 보육교사도 일자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다. 국내에 코로나19 어린이 환자가 발생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린이집에 휴원을 권고하는 등 일선 어린이집 보육교사 채용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들은 각종 기관·단체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일감이 뚝 끊겼다. 복지시설, 요양원 등 공공시설이 임시 폐쇄되고 지자체 문화센터에서 주관하던 문화 행사, 교육 프로그램이 취소되면서 외부 강사들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요양원에서 노인 여가 프로그램을 맡았던 한 강사는 "외부 강의 진행이 어렵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강의를 쉬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단체에서 리더십 강연을 하고 있는 한 강사도 "빼곡했던 강의 일정이 지금은 텅 비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중·장년층의 재취업 준비 여건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전국 32곳에서 운영되는 고용노동부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하고 있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전직 교육도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여행업 분야 취업을 준비해 온 박 모씨(28)는 "항공사들이 다 도산하게 생겨서 있던 채용도 다 없어졌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금융·유통업 분야로 취업을 준비해 온 김 모씨(29)는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데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채용 시장이 완전히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인터넷 카페에는 "채용 일정이 연기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예상치 못한 공백이 취준생들을 더 피말리게 하는 것 같다"는 등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예정대로 주말 필기시험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레일은 다음달 2일로 예정했던 필기시험 일정을 4월 9일로 미뤘다. 23일로 예정된 공인회계사(CPA) 1차 시험 응시생들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1차 시험에 1만874명이 원서를 접수했다. 이 중 534명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에서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시험을 주관하는 금융위원회는 "시험 응시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시험장 입실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22일 법원 9급 공개경쟁 채용시험과 29일 국가공무원 5급 공채(행정고시),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도 계획대로 실시될 예정이다.

[이윤식 기자 / 김유신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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