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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상폐기업 장외거래 활성화로 대처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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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 거래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해 상장폐지 기업이 재기할 기회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상장폐지종목의 장외거래 특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주권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시장 K-OTC, K-OTCPro, K-OTCBB01 등이 있다. 또한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스타트업 시장(KSM)02'와 38커뮤니케이션, PStock 등 다수의 사설 장외시장이 존재한다. 문제는 거래소와 금투협이 운영하는 장외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투자자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 연구위원은 " 정보 비대칭성이 높은 비상장주 거래시장에서 제도권 장외시장은 시장 참여자 간의 정보 격차를 완화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연구위원은 "제도권 장외시장의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장외시장을 통한 거래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상장폐지 종목은 거래가 장외 거래에서 소외받아 기업은 정리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강 연구위원은 "거래빈도와 거래규모 측면에서 제도권 장외시장은 상장폐지종목의 거래시장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이후 상장폐지 3개월 안에 K-OTCBB를 통해 거래된 52개 종목을 대상으로 상장폐지 전후 유동성과 변동성을 비교했다. 이 결과 상장폐지 전후 주가 변화를 살펴보면 정리매매 기간을 제외한 상장폐지 전 1년간 주가는 중앙값 기준 1286원이었다. 그러던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뒤 3개월 동안 평균 66원으로 급락했다. 이는 정리매매 기간 작전 세력이 개입하며 정당한 거래를 막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강 연구위원은 "정리매매기간 동안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고 불공정 행위 가능성이 높아져 투자자들이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 진정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위원은 상장폐지기업의 부담을 경감하고 상장폐지종목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장외시장 환경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제도권 장외시장의 규모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금투협조사 결과에 의하면 비상장주식 거래대금은 2014년 기준 약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KSM에는 2019년 10월 기준 99개의 종목이 등록되어 있으나 2016년 11월 14일 개설 이래 지난해 상반기까지 13개 종목을 대상으로 단지 4억원의 거래가 체결됐다. 그는 "K-OTC와 K-OTCBB는 KSM에 비해서는 양호한 거래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거래된 비상장주식은 2013년 이전 연평균 413억원에 그쳤다. 그러던 것이 2014~2018년 연평균 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강소현 연구위원은 "2019년 10월 기준 예탁결제원에 등록된 비상장 보통주만 해도 총 4800여종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K-OTC의 거래는 여전히 사설 장외시장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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