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코로나 충격 한달…코스피, 中 증시보다 더 떨어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코로나19 발발로 동아시아 주요국 증시 중에서 한국의 코스피가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증권거래소 자료를 토대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다고 여겨지는 시작점인 1월 20일과 이달 21일 각국 대표 주식시장 지수 변화율을 산정한 결과 한국 코스피, 일본 닛케이225, 중국 상하이종합, 대만 자취엔 등 4개국 증시 중 코스피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4개국 증시는 동북아 지역 제조업 핵심 국가를 대표하며 글로벌 밸류체인 고리를 잇는 역할을 하고 있어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1월 20일 2262.64였던 코스피는 이달 21일 2162.84로 마감해 4.4%의 하락률을 보였다. 그 뒤를 대만 자취엔(-3.6%), 일본 닛케이225(-2.9%)가 이었고, 상하이종합은 1.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중국이 4개국 증시 중 가장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의 시작도 중국이었고, 직격탄도 중국이 맞았지만 대신 중국은 그만큼 바짝 긴장하며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덕분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 중국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년 만기(4.05%), 5년 만기(4.75%) 각각에 대해서 전달보다 0.10%포인트, 0.05%포인트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정책에 나섰다. 중국인민은행은 지난 17일에도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반면 한국은 2월 초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도 회복세에 들어갔다가 이번주 들어 확진자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위기감이 고조돼 코스피 낙폭이 확 커졌다. 확진자 숫자 증가로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현 상황을 비상경제 시국으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지만 중국과 같은 대대적인 부양책이 나올 조짐은 보이지 않고 구호에 그칠 것으로 보이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하이증시는 중국 경기부양정책의 직접 수혜를 받았지만, 한국 증시는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 여파로 중국 수출이 급감함에 따라 기업 실적 둔화 우려가 부각됐다"며 "결국 한국도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나와야 하고, 이달 말께 유의미한 경기부양책 발표가 있기 전까진 증시 변동성은 당분간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이탈도 계속되고 있다. 2월 들어 10일까지 외국인은 512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증시가 살아날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1~21일 36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이 1209.2원까지 급락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나타난 안전자산 달러의 '슈퍼 강세' 때문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 상대적으로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는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전 세계 가치 사슬의 중추인 중국 내 경제 활동이 마비됐다는 건 모든 나라 경제 상황에 악재"라며 "상대적으로 중국 경제권에서 자유로운 미국 자산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가 모든 통화 대비 강세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정주원 기자 /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