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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기생충’의 숨은 거장 곽신애 “봉준호, 건강이 제일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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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오스카 4관왕의 주인공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왼쪽)과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E&A)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제공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의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영화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E&A) 대표는 봉준호 감독의 건강을 가장 먼저 걱정했다.

21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곽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 내내 함께한 봉 감독의 단점을 묻자 “건강”이라 답했다.

곽 대표는 “(봉 감독이) 건강을 돌보지 않아서 며칠 전에도 ‘건강과 컨디션을 챙기는 데 시간을 쓰시라’고 부탁했다”며 “(봉 감독은) 담배는 아예 안 피우고, 술도 별로 안 먹는다”고 전했다.

이어 “술자리에 올 때는 이미 충분한 노동을 하고 온 상태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 앉아 있다 보면 졸고 있어서 ‘감독님 들어가세요’라고 권한다”고 덧붙였다.

당일 시상식이 끝난 뒤 일정에 대해 곽 대표는 “수상자들이 공식 파티에 참석해 한 바퀴 돌며 인사하는 것이 매너이기 때문에, 이를 마치고 새벽 2시쯤 한(韓)식당에 모여서 간장게장이랑 맥주 한두 잔 반주처럼 한 후 헤어졌다”고 밝혔다.

시상식에서 봉 감독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곽 대표는 “당연히 인기 톱(TOP)”이라고 추켜세웠다.

아울러 “어떤 배우는 이정은을 쿡 찌르며 봉 감독을 소개해 달라고 했고, 니콜 키드먼은 이정은을 바라보며 ‘어∼ 딩동’ 하면서 웃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니콜은 극중 이정은이 박 사장네 벨을 누르는 장면을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곽 대표는 또 “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송강호 선배님을 좋아한다’며 인사를 건넸고, 송 선배님은 ‘레오’라고 부르더라”며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달라진 한국 영화계의 위상을 설명하면서 웃어 보였다.

봉 감독의 차기작을 두고 곽 대표는 “정확한 판단을 하는 분이니, 제가 들이댄다고 결정할 분도 아니다”라면서도 “봉 감독과 딱히 얘기한 적도 없지만, 딱히 다른 제작사를 알아보는 것 같지도 않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번이 아카데미 시상식 첫경험인 곽 대표는 국내 영화계를 대표하는 여성으로 손꼽힌다.

1990년대부터 영화 전문 월간지 ‘키노’(KINO)의 기자로 활동했고, 영화 홍보 대행사 바른생활과 제작사 청년필름, 신씨네 등을 거쳐 2010년부터 바른손영화 사업부 본부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에는 게임 개발 및 영화 제작을 업으로 하는 바른손 E&A의 대표로 선임돼 기생충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그가 제작한 다른 영화로는 ‘표적’(2014년)과 ‘희생부활자’(2015년), ‘가려진 시간’(2016년) 등이 있다.

곽 대표는 영화 ‘친구’(2001년)와 ‘극비수사’(2015년)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의 친동생이다. 또한 ‘해피 엔드’(1999년)와 ‘은교’(2012년)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아내이기도 하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외에도 72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77회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각종 시상식에서 다수의 트로피를 받아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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