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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근경색, 10년후엔 병원 안가도 징후 미리 발견해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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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을 말하다]<3>심혈관 질환의 디지털 치료

동아일보

10년 후가 되면 손목시계나 패치 등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몸에 부착만 해도 부정맥을 체크하고, 나아가 심근경색 같은 급성 질환의 징후를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의 심장 상태, 유전자 정보 등이 한 화면에 모두 표현돼 건강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모니터링 화면의 가상 이미지. 고려대의료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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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심근경색은 시간을 다투는 질병이다. 일단 발병하면 2시간 안에 처치가 이뤄져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 심근경색이 대표적인 급성 심혈관 질환이라면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은 만성 심혈관 질환에 속한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불규칙적으로 빨리 뛰는 병으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5배, 치매 위험을 2배 높인다. 최근 10년 사이에 국내 환자 유병률이 2배 이상 늘었다.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서양식 식습관과 운동 부족, 흡연 등의 이유로 다양한 심혈관 질환자가 생겨나고, 또 늘고 있다. 5년 혹은 10년 후 심혈관 질환 치료는 어떻게 바뀔까.

○ 5년 후엔 심근경색 징후 미리 발견해 대처 가능

심혈관 질환이 의심되는 A 씨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A 씨의 심전도 기록을 비롯한 심장 관련 정보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휴대전화에 저장된다. 이 데이터는 통신회사 혹은 의료업체 서버로 바로 전송된다. 이 회사와 네트워크로 연결된 병원 의료진은 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접한다. 환자가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심장 질환 관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A 씨가 구역질을 하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리며 가슴 통증을 느낀다면 급성 심근경색의 징후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곧바로 ‘경보’가 발령돼 의료진이 파악할 수 있다. 의료진은 모니터에 뜬 A 씨의 병력과 최근 데이터, 징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긴급 처치에 들어간다.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이르면 5년, 길어도 10년 이내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될 장면이다. 이런 의료 시스템을 ‘스마트 모니터링’이라고 한다. 스마트 모니터링은 심근경색의 징후를 미리 발견해 대처하는 시스템으로, 미래 의학 중 한 분야로 꼽힌다.

스마트 모니터링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한 논문도 최근 발표됐다. 일부 국가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는 단계다. 이 시스템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어 훨씬 쉽게 이용하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는 무척 빠른 편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과 관련한 논의가 다소 부진하다. 관련법이 정비돼 있지 않고, 비용이나 인력 문제, 안전성 논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의학자들은 제도 정비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게 완료된다면 국내에서도 5년 이내에 스마트 모니터링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응급 상황일 때의 대처법은 어떻게 달라질까.

만약 5층 높이의 건물에서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발생했다면 구급대원이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통해 진입해야 한다. 환자를 이송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진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시간’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4층을 초과하는 건물에서 발생한 환자의 사망률이 4층 이하의 환자 사망률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도 있다.

미래에는 드론과 같은 모빌리티 비행 장비가 직접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를 드론으로 나르기도 한다. 자동제세동기는 심장에 충격을 줘 다시 뛰게 하는 장치다. 의학자들은 환자를 실을 수 있는 규모의 모빌리티 비행 장비를 개발한다면 이 시스템을 적용해 환자 이송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빛으로 부정맥 치료하는 시대 올 것

부정맥은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질환으로, 간혹 급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종류가 많고 증상이 다양한 데다, 설령 증상이 나타나도 간헐적으로 생겼다 사라질 때가 많다. 이를테면 새벽에 가슴이 두근거려 응급실로 갔는데 맥이 정상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상시 관찰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부정맥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곧 임상 시험에 돌입할 손목시계용 심전도 측정기가 대표적이다.

시계 장치는 심장의 맥을 체크한 뒤 기록한다. 이 데이터는 모두 서버에 기록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 환자가 병원에 오면 서버의 기록을 확인해 부정맥 여부를 판단한다. 아직까지는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의료진이 확인하지 않는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고 관련법과 같은 제도가 정비되면 이 시스템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초보적 단계이기는 하지만 이 시스템이 심혈관 질환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신호탄인 셈이다. 이 시스템을 발전시키면 나중에는 심근경색의 징후까지 찾아낼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점점 소형화하고 다양화하고 있다. 손목시계뿐 아니라 반지나 패치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장비에 대한 임상 시험이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다.

손톱만 한 크기의 칩을 피부에 붙이는 방식도 최근 등장했다. 이 칩을 통해 심장의 전기 신호를 해석해 부정맥 여부를 판단하는 것. 아직까지는 임상 시험 전 단계. 머잖아 임상 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유럽에서는 빛으로 부정맥을 치료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심장에는 빛에 반응하는 수용체가 있다. 별도의 장비 없이 빛으로 이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면 부정맥이나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전기 충격을 일으킨다. 그 결과 심장 리듬이 정상적으로 뛰게 된다. 현재 이 연구는 동물 실험을 마치고 사람에게 직접 적용하는 임상 시험 바로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장비와 치료법이 대중화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의학자들은 시계나 반지 같은 것은 향후 5년, 초소형 칩의 피부 부착은 10년 후, 빛 치료는 10∼15년 후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동아일보-고려대의료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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