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혜원 요가 강사 |
“네가 요가를 한다고?”
지금은 요가 강사지만, 과거 나는 '또라이'라는 별명이 칭찬이 되기도 하는 현대미술이 전공이었다. 그림뿐 아니라 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글을 쓰고, 설치를 하고, 퍼포먼스를 했다.
재밌게 살기 위해서는 '똘끼'도 필요하지만 '건강'이 바탕이 되어야 했다. 그래서 발레·수영·복싱 등을 배웠고, 요가는 스트레칭 따위로만 여겼다. 강도 높은 아쉬탕가 요가를 배우면서 내가 달라졌다. 가장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먹고 싶은 걸 맘껏 먹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음식만이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다.
10년 넘게 요가를 했지만 강사로는 5년 차다. 요가 강사로 일하면서 다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수업에서 전하지 못했던 유머를 녹였다. 그게 이 책 '요르가즘'(마음산책)에 담겼다. 소셜미디어를 보면 멋진 요가 사진 아래 지혜로 가득한 문장들이 있다. 왠지 저 자세를 취하면 어떤 깨달음을 얻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강사가 되고 보니 그게 부끄럽고 불편해졌다. 겪어보니 그들도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이었다.
'다리를 이렇게, 손을 이렇게, 어깨를 이렇게, 복부를 이렇게…'. 아무리 머리로 빠삭하게 알더라도 한 번에 자세를 만들 수는 없다. 일단 해보고, 다시 해보고, 계속해보면서 천천히 맞춰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매번 다른 요가의 수련 과정이 오르가슴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제목은 그래서 정했다. 몸과 마음에 정신을 최대한 집중하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과감하게 찾아내서 절정을 향해 포기하지 않아야만 끝내 느낄 수 있으니까.
서둘러 대충 끝내면 몸과 마음 중 하나는 만족스럽지 않게 된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달아올라야만 누릴 수 있는 쾌감이다. 몸과 마음을 서로 배려한다면, 평생 나 자신과 사랑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황혜원 요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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