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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작년 해외카드 사용액 22조원…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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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작년 해외카드 사용액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0년 만에 감소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환율 급등(원화 가치 하락)과 반일(反日) 정서 확산, 홍콩 시위, 국내 경기 침체 등의 여파가 겹치며 해외 관광객 증가세가 주춤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한국 거주자의 신용·체크·직불 카드 해외 사용 금액은 189억달러로 2018년(192억2000만달러)에 비해 1.7%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해외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였던 2009년(-20.9%)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은은 해외 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이유로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객 증가세가 둔화된 점을 꼽았다. 미·중 무역 분쟁의 악영향이 작용해 작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1165.7원으로 전년(1100.3원)에 비해 65원 이상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하락하기 때문에 해외 관광 수요가 감소한다.

여기에 한·일 무역 분쟁, 홍콩 시위로 일본·홍콩 등 인기 관광지의 정세가 불안해지며 이곳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도 줄었다. 그 결과 작년 우리나라 국민 중 해외로 출국한 숫자는 2871만명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출국자 수 증가율은 2009년(-20.9%) 이후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불황의 여파로 씀씀이가 녹록지 않아진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GDI가 감소한 건 1953년 통계 작성 이후 네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이례적이다. 직전 감소는 1998년 IMF 외환 위기 때로 21년 전이었다.

최형석 기자(cogi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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