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은 기체일까요, 아니면 다른 어떤 존재일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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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지구상의 물질은 보통 고체, 액체, 기체의 상태로 존재하지만, 치약이나 마요네즈처럼 '겔(Gel)' 상태이거나 번개나 오로라처럼 '플라즈마(Plasma)'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도 있다는 사실을 [①유리는 액체다?-신기한 물질의 상태] 편에서 살펴 봤습니다.
겔이나 플라즈마 외에도 상황에 따라 상태가 변하거나, 그 상태를 정의하기 애매한 물질도 존재합니다. 그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불(Fire)'입니다.
불은 그 형태를 보면 고체와 액체는 분명 아닙니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면 기체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은 기체와 달리 모양과 부피가 있습니다. 기체도 아니라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플라즈마일까요?
기체를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수천℃~수만℃의 열을 계속 가해야 합니다. 그런데 불은 그 정도 열을 가하지 않아도 발생합니다. 나무만 해도 발화점이 400~47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온도만 넘겨도 불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불을 플라즈마라고 하기에는 논리적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불은 그 흔한 화학식조차 없습니다. 고체나 액체, 기체라면 분명 화학식이 있어야 합니다. 고체, 액체, 기체는 분명 아니라는 것이지요. 고체, 액체, 기체, 플라즈마도 아니라면 불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물질의 상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물질 이외의 존재라는 가능성도 열어 놓고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는 발화입니다. 발화는 불이 발생하는 순간인데 이를 위해서는 물질을 태워야 합니다. 이 과정을 연소라고 합니다. 연소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태워질 물질(연료)과 발화점 이상의 온도, 그리고 산소가 필요합니다.
이 조건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연소는 일어나지 않아 불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쉽게 풀이하면, 불은 물질이 불이 붙는 온도인 발화점보다 뜨거워져서 공기 중의 산소와 같이 타면서 빛과 열을 내는 현상입니다. '타면서 빛과 열을 내는 현상'에서 뭔가 떠오르지 않나요? 자신을 태워 열과 빛을 내는 것은 바로 '에너지'입니다. 불은 물질의 상태가 아닌 에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불의 색깔은 밝은 오렌지색이나 붉은색입니다. 그러나 불의 색은 반응하는 원소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합니다. 공기 중에서 불을 붙이면 불꽃의 붉은색이고, 가스렌지의 불꽃은 파란색입니다. 이는 연소의 조건은 갖춰졌으나 이 갖춰진 조건들을 완전히 태우느냐 마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가스렌지의 불꽃은 파란색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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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의 불은 공기 중에 남아있는 산소를 완전히 태우지 못하는 불완전연소이기 때문에 붉은색이고, 가스렌지의 불은 연료 자체에 포함된 산소를 완전히 태우는 완전연소이기 때문에 파란색이 됩니다. 태우는 원소가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불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나트륨은 노란색, 칼륨은 보라색, 구리는 청록색의 불꽃이 발생합니다. 불꽃놀이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태우는 원소의 문제가 아니라면 온도가 색깔을 변하게 합니다. 온도가 높을수록 파란색, 온도가 낮을수록 붉은색이 되는데 사람의 눈에 보이는 불꽃의 색깔은 처음 적색→주황색→노란색→흰색→연청색의 순으로 변합니다.
그보다 더 온도가 높아지면 '보라색→검은색' 순으로 변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보라색 이후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즉, 가시광선이 아니어서 확인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불꽃이 보이지 않고 어두워져서 검은색이라고 주장한 것은 아닐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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