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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폐렴·대구코로나, 시민에 상처... 조롱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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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

조선일보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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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이라고 부르지 않듯 ‘대구 폐렴’도 없다. 코로나19만 있을 뿐이다. 대구를 조롱하는 일은 하지 말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오전 정례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대구 코로나' 등의 용어가 쓰이는 데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권 시장은 "언론 보도나 SNS에 ‘대구 폐렴’, ‘대구 코로나’, ‘대구 여행 후’ 같은 말들이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고 있어 가뜩이나 어렵고 힘든 대구 시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며 "확진자로 확인된 분들은 대구에 여행온 것이 아니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나 신도들의 행사에 참석한 것이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구 시민 모두가 힘들고 두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대구 시민은 이웃의 아픔을 함께 했고 위로했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했지 힐난하고 비난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을 욕할지언정 대구 시민은 비난하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정치권에도 쓴소리를 남겼다. 권 시장은 "모두가 아픈 시간이다. 아무리 정치가 냉혈하다고 한들 우리 대구의 아픔과 국민의 어려움을 정치적 이익에 이용하거나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자제해주거나 삼가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일을 선거 국면을 앞두고 대구라는 이름을 앞세워 하는 행위는 제발 하지 말아달라. 차라리 정치권은 침묵하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우한 코로나 관련 보도자료의 제목을 ‘대구 코로나19 대응 범정부특별대책지원단 가동’이라고 붙였다. 이를 놓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부가 우한 폐렴이라는 단어는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며 코로나19라고 고쳐 부르더니, ‘대구 코로나’라는 말은 정부가 먼저 쓴다"며 비판이 나왔다. 정부가 코로나19라는 병명 앞에 ‘대구’를 붙여 특정 지역에 대한 편견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보도자료 제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대구 코로나19’라는 명사로 오인될 수 있는 표현이 나갔다"며 "명백한 실수이자 잘못이라는 점을 알려드리며, 상처를 받은 대구 시민과 국민께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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