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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레이더P] 강서갑` 논란 정리됐지만···‘살짝` 드러난 진문·비문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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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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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찬반 논쟁'으로 흐르던 서울 강서갑 공천 문제를 ‘정리'했다. 민주당은 21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열고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갑은 경선을 진행하되, 이곳에 공천을 신청한 김남국 변호사는 다른 지역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당시 검찰과 언론의 행적을 기록한 '조국백서'의 집필자인 김 변호사가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하면서 뜻밖의 '조국 찬반 논쟁'이 불거지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김 변호사의 공천 신청이 개인의 선택이었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지만, 그의 공천 신청으로 조국 전 장관에 우호적인 '진문'과 비판적인 '비문'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로 보낸다고 해도 총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이같은 논쟁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친조국 대 반조국' 경계한 민주당 의원들

지난 18일 김 변호사가 강서갑 출마를 결정하자 지역구 현역 의원인 금 의원은 김 변호사가 '조국백서'의 집필자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게 크게 이슈가 돼 조국 수호 선거가 되면 수도권 전체 선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도 공천 문제가 '친조국' 대 '반조국'으로 흘러가는 걸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의원 122명이 있는 단체채팅방에 김남국 변호사의 출마가 '국민정서에 어긋난다' '조국 전 장관 소환이 선거에 도움이 안 된다'는 등의 논리로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 역시 19일 "요즘 당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며 "혹여 우리 당이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는지, 2016년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태도를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진박'을 공천하려다가 총선을 그르쳤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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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문자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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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왜 막나" vs "청년정신 실현해왔나"

이런 목소리가 나오자 김 변호사는 "이번 선거에서 '조국 수호'를 외치는 사람은 없다"며 "일부 언론의 허구적인 '조국 수호' 프레임을 선거에 이용하려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이어 금 의원을 향해 "왜 도전하는 혈혈단신의 청년을 두려워하느냐"며 "2030세대 청년들에게 내 자리라도 내어주고 싶다고 말씀하신 금태섭 의원님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현역 의원인 금 의원을 '기득권'으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 청년 최고위원인 김해영 최고위원은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변호사가 정치 영역에서 청년을 언급하는데, 청년 정치는 나이가 젊은 사람이 하는 정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며 "스스로 정치 영역에서 청년의 정신을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또 "청년 정치에서 생물학적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 정신으로, 기득권과 사회 통념에 비판적이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즉각 "지금은 내부를 향해서 총질을 할 때가 아니다"며 "정치 신인인 내게 정치 영역에서 청년들을 위해서 무엇을 실현했느냐고 물으시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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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변호사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겨냥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응수했다.[사진 출처 = "김남국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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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김 변호사는 즉각 "지금은 내부를 향해서 총질을 할 때가 아니다"며 "정치 신인인 내게 정치 영역에서 청년들을 위해서 무엇을 실현했느냐고 물으시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반박을 내놓았다.


‘정리' 나선 당 지도부

논쟁이 계속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상황을 신속히 정리할 것을 약속했다. 이해찬 대표는 20일 "금태섭 의원과 김남국 변호사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두 분의 훌륭한 재원들이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고,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도 "당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니 곧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공관위는 21일 결국 금 의원은 강서갑에 그대로 두고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구로 이동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한 번 시작된 논쟁은 그리 쉽게 사그라들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열린 민주당 긴급 지도부 회의에서 당 관계자가 금 의원에게 사과성 메시지를 낼 것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에 대해 "민주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등장한 당내 분열의 씨앗이 향후 총선 국면에서 다시 소환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백길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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