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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새로나온 책] 슈퍼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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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맷 매카시 지음/김미정 옮김/흐름출판

시작은 있는데 끝이 없는 싸움이 있다. 병에 걸렸는데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어서다. 영국의 세균학자이자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은 1945년 노벨상을 받으며 "너무 많이 사용하면 페니실린 내성균이 나타날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예언대로 지금 인류는 보이지 않는 적 '슈퍼버그'와 싸우고 있다.

슈퍼버그는 항생제가 통하지 않는 균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7년 슈퍼버그 12종을 발표하면서 매년 70만명이 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50년에는 연간 사망자 수가 100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른 경제 피해액은 100조 달러에 육박한다.

2018년 유럽질병통제센터는 슈퍼버그 감염으로 해마다 3만3000명의 유럽인이 사망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난해 미국질병통제센터는 매년 280만명의 미국인이 항생제 저항 감염을 겪고 있으며 3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서 슈퍼버그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 폐렴 등에 걸린 사람은 9000여명이며 이 중 40%(3600여명)가 사망했다.

박테리아는 변이를 거듭하면서 인류가 사용하는 항생제를 무력화시켜왔다. 의사와 감염학자들은 새로운 항생제 개발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의료계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항생제가 1970년 이전에 만들어졌고 슈퍼버그 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항생제 임상시험의 최전선에 서 있는 맷 매카시 박사가 항생제 내성 감염 치료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기록이다. 희소 감염병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와 9·11 테러 당시 현장을 지켰던 뉴욕의 소방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여성, 의료진의 처방 실수로 인해 마약중독자가 된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임상시험 참여자들의 생과 사를 오가는 치열한 순간이 담겼다. 39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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