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르포] 구포장터 개장 이래 첫 오프…부산 주말거리 적막감만(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해운대·광안리 외지 관광객 발길 '뚝'

외식 삼가고 '방콕'에 식료품 매출은 증가

연합뉴스

하루 3만명 모이던 구포시장 문 닫고 방역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3일 오전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북구 관계자들과 상인회 회원들이 코로나19 예방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구포시장은 이날 역사상 처음으로 상설시장과 정기시장 모두 휴무하고 방역을 했다. 2020.2.23 handbrother@yna.co.kr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손형주 기자 = 부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주말 부산 거리는 적막감이 감돈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구포 5일장이 23일 개장 이래 처음으로 문을 닫았고, 이날 장날인 동래시장도 휴무했다.

구포 5일장은 장날이면 하루 3만명 이상 찾는 대규모 장이다.

이웃 경남은 물론 경북 등 원거리에서 상인들이 원정 장사를 오기 때문에 상인회에서 자체적으로 휴무를 결정했다.

장터뿐만 아니라 구포시장 상설, 노점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이날 구포시장엔 상인회와 북구 보건소의 방역 손길만 분주했다.

공식 폐장을 알리지 않았지만, 해운대 등 시·군에 있는 전통시장은 찾는 이가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이나 마찬가지였다.

부산 대표 관광지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도 사람 발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외지 관광객은 이번 주 들어 아예 발길이 끊겼다.

해운대구에 있는 한 돼지국밥집 주인은 "외지 관광객이 부산을 찾으면 꼭 먹는 것이 돼지국밥인데 보다시피 홀이 텅텅 빈다"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확진자들 동선으로 나오는 해운대 센텀 일대와 해운대 반여동 거리, 동래구 온천교회 주변, 수영구 광안리 지역 거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부산 중앙대로를 오가는 차량도 평소 주말 대비 절반도 안 될 만큼 한적했다.

시내 백화점과 대형 할인매장을 찾는 사람들도 평소 주말의 30%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 해운대 백화점 썰렁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2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롯데백화점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번화가와 관광지가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2020.2.22 ccho@yna.co.kr



이날 부산은 미세먼지 '좋음'에 맑은 날씨를 보였지만 시민 대부분이 '방콕'하면서 주요 산책로도 한산했다.

평소 이른 오전부터 붐비던 이기대 산책길과 동백섬 일대 산책로, 금정산과 해운대 장산 일대 등산길은 겨우 한 두 사람 정도 보일 정도였다.

부산지역 11개 공공도서관 운영이 중단되고, 외부에 개방해온 학교시설도 출입이 통제되면서 적막감이 감돌았다.

주일 예배를 취소하거나 신도 참석 자제를 당부하면서 교회와 성당도 분위기도 평소와 달랐다.

부산 지역 최대 교회인 수영로 교회는 이날 출입을 통제하고 유튜브와 홈페이지로 영상예배를 하도록 했다.

해운대성당 등 일부 성당은 미성년자와 노약자 참석을 제한하고, 성가를 부르거나 대화 등은 가능하면 자제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부산의료원 출입자 발열 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극장가는 물론이고 젊은이들 만남의 장소인 부산진구 서면과 인근 전포카페거리, 해운대 구남로와 인근 해리단길 등지도 텅텅 비었다.

확진자가 크게 늘어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할인마트 식품 코너에는 식자재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한때 몰리기도 했다.

부산 동래구에 있는 마트 한 관계자는 "외식을 못 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계란, 라면, 햇반 등 식료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사재기라기보다는 가정 내 음식 소비가 늘어나면서 증가하는 매출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