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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중국 유학생 들어온다... 대학들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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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상황 점검의 일환으로 학교 관계자들과 함께 학생 기숙사를 둘러보고 있다. 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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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대학들이 이번 주부터 중국인 유학생들을 기숙사에 입소시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으로 새 학기 개강을 1~2주가량 미뤘지만 중국에서 입국하는 학생의 경우 개강 2주 간 자율격리 생활을 해야 해 기숙사 거주 학생들의 입소를 먼저 시작한 것이다.

중국인 유학생 3,330명이 다니는 성균관대의 경우 23일 경기 수원의 자연과학캠퍼스 기숙사 한 개동을 통째로 비우고 중국 유학생을 맞았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기숙사 입소 희망 유학생은 서울·수원 캠퍼스를 모두 합해 100여명 가량”이라면서 “개강을 일주일 미뤘지만 첫 2주간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 서울 캠퍼스 학생도 당분간 수원 캠퍼스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양 캠퍼스 학생을 모두 수원 기숙사에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격리 기간 교직원이 기숙사에 상주하며 학생 건강을 점검하고, 공동 생활공간 이용·외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기숙사 입소 학생들에게 체온계와 마스크, 손 소독제, 생필품을 지급하고, 격리 기간 도시락이 지급된다.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경희대(3,839명)는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 유학생 480여명을 서울과 용인에 있는 두 캠퍼스 기숙사에 입소시킨다. 양 캠퍼스 내 기숙사 건물 각 한 개 동을 사용해 학생 1명당 기숙사 방 하나씩을 배정했다. 매일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생활필수품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숙사에 입소하지 않는 나머지 학생들은 국내 거처에서 2주간 자율 격리한다”면서 “학교 행정 직원과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모집한 자원봉사자들이 매일 유학생들의 건강 상태와 외출 여부 등을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외대는 27∼29일, 연세대는 28∼29일에 격리 대상 유학생들을 기숙사에 입소시킨다.

대학들의 노력에도 중국 유학생 수용시설, 신종 코로나 예방 대책은 다소 미흡해 보인다. 23일 한국대학교수협의회(한교협)가 발표한 ‘중국 유학생 1,000명 이상 17개 주요대학 의료전담 인력 및 기숙사 외국유학생 수용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희대, 성균관대, 건국대, 한국외대, 연세대, 숭실대, 우송대, 이화여대, 단국대를 제외한 9개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기숙사 수용률이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 1실 기준으로 중국인 유학생들을 자교 기숙사에 절반도 수용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교협은 특히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기숙사 보다 원룸 등 자가 거주 비율이 높아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기숙사 생활을 한 외국인 유학생 비율은 17개 대학 중 우송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에서 50%미만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학생 1,000명 이상 17개 주요대학 의료전담 인력 및 기숙사 외국유학생 수용현황 실태조사> 2월 21일 기준
순위대학명의료전담

기관명칭
의료전담 상주인력중국

학생 수

(A)
기숙사 방 수

(B)
1인 1실 기준

수용 비율

(B/A*100)
2019 기준

외국학생

수용 비율***
의사간호사
1경희대건강센터02(서울)

2(용인)
3,8393,00478.2 19.8
2성균관대건강센터03(서울)

2(수원)
3,3302,71181.4 13.0
3중앙대건강센터02(서울)

2(안성)
3,1991,30040.6 25.0
4한양대보건센터02(서울)

2(안산)
2,9491,01534.4 16.9
5고려대건강센터02(서울)

1(세종)
2,8331,33147.0 20.7
6동국대건강증진센터01(서울)

1(경주)
2,28675533.0 14.5
7건국대보건실01(서울)

1(충주)
2,2841,72875.7 26.8
8국민대의무실022,05962930.5 23.7
9한국외대보건실01(서울)

1(용인)
1,8101,65291.3 17.7
10연세대건강센터1

(서울 1)
1(서울)

1(원주)
1,7724,210237.6 15.5
11홍익대건강진료센터11(서울)1(세종)1,69480147.3 11.0
12숭실대보건실021,34980559.7 32.2
13우송대보건실021,31592770.5 56.8
14이화여대대학건강센터22*1,3042,502191.9 15.1
15단국대보건진료소1

(용인 1)
2**(용인)

1(천안)
1,13989178.2 38.2
16서강대보건실011,12956450.0 26.7
17상명대보건건강관리센터01(서울)1(천안)1,08119217.8 27.8



* 행정담당 1명 포함(간호사 자격증 보유)

** 약사 1명 포함

*** 2019 기준 외국학생 수용 비율 = (실제 모든 외국학생(중국학생 포함) 수용 인원 / 실제 한국학생 및 외국학생 수용 인원)*100

중국 유학생이 2,000명 이상인 8개 대학의 교내 건강센터·보건센터에 상주 의사가 전무한 사실로 이번 조사로 파악됐다. 1,000명 이상인 17개 대학 중에서 상주 의사가 있는 곳도 3곳(연세대, 이화여대, 단국대)에 불과했다. 간호사는 캠퍼스당 1~3명에 그쳤다. 건강센터·보건센터는 대학의 의료 및 보건업무를 담당하는 시설이다. 상당수 유학생이 의료보험 혜택에 제약을 받아 일반 병원이용을 기피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 큰 위험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교협은 “대학은 국내입국 중국 유학생의 관리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전국적인 지역사회 감염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 대응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전문 의료인력이 전무하거나 부족한 대학을 중심으로 제2, 제3의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대구처럼 대량 집단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청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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