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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코로나 쇼크에…한은, 금리 인하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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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로나19 확산이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올해 금리 동결을 점쳤던 금융시장 관계자들도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당장 이달 27일로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또다시 사상 최저 수준인 1%로 내릴지 주목된다.

금통위를 앞두고 23일 매일경제가 전문가 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금리 인하와 동결 전망이 엇갈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채권시장에서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1.18%를 기록하며 기준금리를 밑돌기도 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장은 "당초 4월 정도로 예상했던 금리 인하 시점이 2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안은 금리 인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악재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통화정책으로라도 지원사격을 할 수밖에 없다"며 2월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당초 동결론이 우세하던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부쩍 높아진 것은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더 큰 경제적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2003년 4월 국내 첫 사스 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은은 곧바로 5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렸고 2015년 메르스 때도 5월 첫 확진 판정 이후 다음달인 6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은 "사스나 메르스보다 영향이 크다는 전망이 늘어난 데다 중국 등 신흥국도 잇달아 금리를 내리고 있어 인하 압력이 더 높아졌다"며 "2월이 아니라면 4월에는 인하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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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부양에 미칠 영향을 넘어 심리적으로도 정부의 의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적어도 4월까지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있을 때는 선제적으로 내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제 충격파가 아직 지표로 확인되지 않은 데다 사상 최저금리, 미국과 금리차에 대한 부담감, 부동산시장에 미칠 부작용 등으로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놔야겠지만 과거 감염병 여파가 단기 충격에 그치고 이후 V자 반등으로 회복했던 사례를 볼 때 아직 코로나19 영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달이 아니면 4월에는 금리를 내릴 것 같다"며 "부동산시장은 현재 대출규제로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하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기에 미칠 코로나19 여파가 예상보다 깊고 길어지고 있다"며 "2월에는 동결하되 코로나19 피해에 따른 경제지표가 확인되는 4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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