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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오프라인 규제로…대형마트 온라인 영업도 발 묶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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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지는 오프라인 유통업 ◆

대형마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온라인몰의 성장'이다. 그다음으로 대형마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정부 규제'가 꼽힌다. G마켓 등 전통적인 강자에 쿠팡 같은 다크호스까지 급속도로 몸집을 불리며 유통시장을 잠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13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대형마트 업체들도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몰 배송 기지인 '풀필먼트센터(FC)'로 바꾸고 있다. 다른 점포보다 유휴 공간이 넓은 인천 계산점, 경기 안양점·수원 원천점에 각각 컨베이어벨트 등 6600㎡(약 2000평)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설치해 각 점포에서 처리하는 배송 건수를 기존(200건)보다 7배 더 많은 1450건까지 늘린 것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판매 공간을 온라인 전진 기지로 활용하는 이 전략을 통해 2018년 6000억원 수준인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올해 1조6000억원, 내년에는 2조3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대적인 매장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롯데마트도 올해 상반기 중에 서울 주요 지역 매장 2곳은 FC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오는 3월 오픈하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에도 마트 상품을 탑재해 비대면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이마트는 물류센터를 활용한 새벽배송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말 경기 김포에 세 번째 센터를 지어 서울 11개구에 그쳤던 배송 지역을 올해부터는 25개구 전체로 넓혔다. 취급 품목도 마트 상품뿐만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제품과 가락시장 등에서 직송한 농수산물까지로 확대했다.

문제는 오프라인 업체들의 이런 노력이 현행 규제 탓에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이 규정한 '한 달에 두 번' 의무휴업일에는 점포가 문을 닫기 때문에 배송 자체가 불가능하다.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마트 매장 혹은 지역 거점 물류센터 중 한 곳에서 배송된다. 물류센터는 대형마트 매장이 아니어서 휴업하지 않아 연중 어느 때라도 배송이 가능하지만, 배송 지역이 많지는 않다. 이 때문에 배송지에 포함되지 않는 수도권 지역과 지방에 사는 소비자는 집 근처 마트가 쉬는 날에는 대형마트 온라인몰에서 물건을 받을 수 없다. 새벽배송도 마찬가지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점포 문을 닫아야 하는 심야 영업 제한 규제 때문이다. 이마트 새벽배송 상품도 기존 이마트 점포가 아니라 김포 물류센터에서만 배달된다. 그러다 보니 이마트 새벽배송이 가능한 지역은 서울과 경기 일부뿐이다.

이미 시작부터 늦은 데다 규제에 발목까지 잡힌 탓에 대형마트 중심 오프라인 업체가 오픈마켓 같은 온라인 전문몰을 따라잡기엔 한참 부족하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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