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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낮엔 경영학 가르치고 밤엔 유튜브동화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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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유튜브로 그림책을 만드는 윤지영 박사가 디자인·경영·철학을 아우르는 융합 콘텐츠에 대해 애기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그림책을 만드는 경영학자가 있다. 윤지영 박사(40·정화예대 겸임교수)는 금융권 직장 생활을 거쳐 대학원에서 각각 인사조직과 리더십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용, 메이크업, 방송, 항공서비스 등을 전공하는 예술대생들에게 사업에 필요한 경영과 재무 이론을 가르치고 있지만, 밤이 되면 작가이자 유튜버로 변신한다.

지난 겨울방학을 맞아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꼬박 매달려 그림을 그리고 동화 속 이야기를 엮어 어린이들을 위한 전자책을 만들었다.

11일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그에게 건네받은 명함과 엽서에는 QR코드가 있었다. 피터 래빗, 아기 돼지 삼형제 등의 동화, 성경의 '창세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세계 최초의 사진집으로 꼽히는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의 '자연의 연필' 등 고전을 15분 길이로 요약한 전자책으로 연결되는 QR코드였다. 9종의 책은 모두 전자책과 유튜브 '더윤TV'에 올라가는 영상으로 동시에 만들었다. 이런 융합 콘텐츠를 고안하게 된 것은 대학원 경험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원에서는 디자인사이언스연구소에서 연구를 했다. 디자인·경영·철학 학부가 함께 연구를 했는데, 그때 융합 연구의 의미와 재미를 알게 됐다"면서 "머릿속 아이디어를 콘텐츠라는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어서 팔 수 있다는 것도 그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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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제작한 유튜브 동화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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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예술을 주요 콘텐츠로 고른 이유에 대해서는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들이지만, 오히려 지친 현대인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내 이야기도 덧붙일 수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도전할 분야로는 현재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는 경영학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림을 직접 그려 그림동화책을 만들 수도 있었겠지만, 전자책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지하철에서도 모두가 손바닥 위의 스마트폰을 보지 않나. 향후 종이책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연구실과 가까운 명동에는 다음달 서점을 열 계획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책과 사진을 통해 갤러리처럼 꾸미겠다고 했다. 그는 "명동에 책방을 하나 다음달에 낸다. 서점이 워낙 없는 곳이다. 3층이라는 한계점은 있지만, 지리적 특징이 외국인이 많다. '아임 굿 북'이라는 간판을 보고 지나가다 외국인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사랑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지 1주일이 지나, 또 한 권의 책을 안내하는 인터넷 주소를 보내왔다. 여행작가 해리 플랭크가 1920년 한국을 방문해 찍은 사진집을 다룬 영상이었다. "한 세기 전 조선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희귀한 사진집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림책 만드는 경영학자는 15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만도 며칠이 걸린다면서도 부지런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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