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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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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령 임신 걸림돌, 난임 전문의와 함께 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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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생명을 만든다⑨

부산마리아의원 이영희 부원장

중앙일보

벌써 난임 환자들과 함께 지내온 지 22년이 지나가고 있다. 울고 웃으며 환자와 동행하면서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

특히 요즘엔 고령 환자들의 내원이 부쩍 많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늦은 결혼이나 피임에 의한 늦은 임신 시도 등이 최근 추세로 자리 잡은 탓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난자도 노화를 겪는다. 35세 이후의 늦은 결혼일 경우 임신을 시도한 지 6개월 정도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난임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자연임신 가능 여부를 먼저 진단해 보는 것이다.

38세에 늦은 결혼을 하고 잠시의 신혼을 즐기려고 하다가 1년이 훌쩍 지나서야 부랴부랴 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가 있었다. 내원 시 애석하게도 난자의 기능은 거의 폐경에 가까웠다. 서둘러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했다. 그러나 1차에서는 난자 채취에 실패해 임신 시도를 하지 못했다. 이후 호르몬 치료와 비타민 처방, 운동을 하면서 저반응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난자 2개가 나왔고, 수정도 잘 돼 이식까지 했다. 이 환자의 경우 가족의 응원 속에 이식한 배아 둘 다 잘 자라서 쌍둥이가 태어나는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또 다른 43세 환자는 결혼 4년 차에 생리 불규칙으로 내원했다. 혹시 폐경이 아닌지 걱정하면서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환자는 다낭성 난소로 난자는 여유가 있었다. 그렇기에 인공수정으로 임신을 시도했지만 임신에 이르진 못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행했다. 다행히 난자가 잘 자라서 오히려 난소 과반응으로 복수를 걱정할 정도였다. 그래서 해당 주기에 수정란을 냉동하고 다음 생리 주기에 냉동 배아 이식을 시행해 임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남아 있는 냉동 배아는 둘째 아이를 기약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했다.

이렇듯 나이만으로 임신이 잘 되거나 안 되진 않는다. 실제로는 임신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기까지 관련된 요소가 너무 많다. 임신에는 너무 늦은 것도 너무 빠른 것도 없다. 나이가 들어 혹은 난소 기능이 떨어져서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우선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폐경으로 진단받은 것이 아니라면 아직 남아 있는 난자와 함께 임신을 시도해볼 수 있다.

난임병원에서 비타민과 호르몬 치료를 같이 진행한다면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너무 늦진 않게 새로운 가족과 즐겁게 지내는 날들이 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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