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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기고] 우주로 쏘아올린 미세먼지 정보 강국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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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환경위성인 천리안위성 2B호 발사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환경 분야 대응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정지궤도 환경위성 발사는 미국과 유럽보다도 2~3년 앞선 것이다. 아시아 지역은 급속한 산업 발전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한 문제이나 대기질을 감시하고 분석하기 위한 지상 관측소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지궤도 환경위성이 발사되면 아시아 지역을 매시간 관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천리안위성 2B호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을 관측하는 역할을 맡는다. 기상위성의 태풍 감시처럼 이제 환경위성을 통해 아시아 대기오염물질의 발생과 이동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기존 다른 위성을 통해 하루 1~2회 관측했으나 앞으로는 천리안 2B호를 통해 주간 8시간 계속해서 신호를 받을 수 있어 이전보다 훨씬 자세하고 정확한 미세먼지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이번 환경위성이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에 안착하기까지는 약 한 달이 걸리고, 정상적인 위성 자료를 생산하기까지 수개월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환경위성 자료가 본격 생산되는 내년부터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 미처 파악하지 못한 대기오염 발생원, 산불이나 화산 등 재난 상황도 위성을 통해 알 수 있다. 위성 자료의 활용 범위를 아시아 전체로 확대해 나가는 것도 환경위성센터의 몫이다. 태국 등과 같이 대기오염이 심각하거나 측정 장비가 부족한 아시아 국가들에 위성 자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선진 기술을 적극 제공함으로써 아시아 자국 내 대기오염 해결 역량을 높이고 아시아 대기환경 감시를 총괄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이 위성을 발사하기까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2010년 위성사업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된 이후 위성을 제작하고 현재 모습을 갖추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기간 위성감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탑재체 기반 기술 및 활용 연구, 지상국 구축, 환경위성센터 설립 등 환경위성 운영과 연구 기반 구축을 위해 온 힘을 기울여 왔다.

때마침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연구에서도 지난 10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국제사회를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고, 국내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질의 장기 전망과 영향 분석,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등 기후변화 연구의 초석이 마련됐다.

고농도 미세먼지로 국민적 우려가 컸던 2013년에는 국가 미세먼지 예보제가 전격 도입됐다. 또한 미세먼지 발생 원인과 장거리 이동 현황을 연구하기 위해 국내에는 대기환경연구소가 설립됐고, 국제적으로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대기질 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더불어 한·중·일 3국 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공동 연구도 더욱 강화됐다.

이제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된 만큼 위성의 연한이 다하는 2030년까지 우리는 또 한 번 새로운 10년의 역사를 만들어 갈 것이다.

정지궤도 환경위성 발사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새로운 정보를 가져다 줄 것이다. 대기환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보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를 여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목표는 오로지 온 국민이 바라는 '깨끗한 하늘 만들기'로 모아지고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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