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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천수현의 술익는 여행] 알싸함과 감칠맛…전통주에 빠진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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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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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감성으로 2030 세대 마음을 두드리는 서울의 핫한 양조장들을 소개한다.

한강주조-서울 쌀로 만드는 지역 특산주

성수동 한강주조는 '서울쌀로 빚는 지역특산주' 양조장이다. 청년 네 명이 성수동에서 모여 서울에서 수확한 '경복궁쌀'로 막걸리를 빚는다.

"서울에 있는 많은 소규모 양조장 중에 '서울 대표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이 되고 싶어요."

한강주조에서 사용하는 경복궁쌀은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귀한 쌀이다. 6도와 11.5도 두 가지로 출시되고 있는 나루 생막걸리를 시음했다. 나루생막걸리 6도를 개봉하자 멜론·바나나의 달콤한 향, 사과·배의 시원한 향과 함께 새콤달콤한 청포도 향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부드럽게 넘어가는 술 뒤로 달콤함이 쭉 이어진다. 가볍고 달큰한 맛은 매콤한 음식 또는 과일과 잘 어울릴 것 같다.

나루생막걸리 11.5도는 조금 더 진한 색상과 무거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6도에서 새콤한 청사과와 포도 향이 가미되고 특유의 달콤한 향은 여전히 유지된다. 마시고 나니 보기보다는 진하지 않아 술술 잘 넘어가지만 깊은 향과 끝에서 느껴지는 알코올은 11.5도 나름의 느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진한 맛 그대로 즐겨도 좋고, 차가운 얼음 한두 개 띄워 시원하게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나루 생막걸리 2종은 양조장에 방문해서 구입할 수 있고, 곧 인터넷으로도 판매를 시작한다고 한다. 지역특산주 면허를 취득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르면 올 3월부터 인터넷으로 술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구름아양조장-낭만 가득한 술을 찾는다면

구름아양조장의 '사랑의 편지' '만남의 장소'는 전통 주점보다는 미쉐린 레스토랑이나 트렌디한 바, 내추럴 와인 숍에서 유명한 술이다.

구름아양조장은 '꿀술'로 유명한 곰세마리양조장의 두 양조자가 작년 초 새로 오픈했다. 두 양조자는 꿀술을 빚으며 습득한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재료인 쌀에 도전했다.

"가장 전통적인 재료인 쌀로 술에 대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들은 그 새로운 술을 '쌀술'이라고 표현한다. 탁주 혹은 막걸리와 차별화된 맛과 향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명사가 필요했다고. 술에 들어간 다양한 부재료들도 쌀술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사랑의 편지는 천도복숭아·레몬·건포도 등을 넣었고, 만남의 장소는 레몬·건포도·후추·생강 등을 사용했다.

구름아양조장 술을 시음해보았다. 사랑의 편지는 천도복숭아의 달큼상큼한 향이 입안에 넣고도 길게 이어진다. 부드러운 쌀의 맛과 향이 입안에 여운을 강하게 남긴다. 만남의 장소는 레몬·청포도 향과 더불어 알싸한 생강·후추의 매콤 쌉싸래한 향이 느껴진다. 마무리도 깔끔하다. 알싸함이 주는 끝맛에 감칠맛이 돌아 음식을 부르는 맛이다.

구름아양조장 술은 예약 판매만으로도 완판되는 술이기 때문에 술을 구하거나 맛보고 싶다면 양조장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예약 소식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예쁜 주머니에 술과 양조장 로고가 찍힌 엽서가 함께 들어 있어 선물받는 기분이 든다.

[천수현 애주살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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