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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금융그룹 위험도 15등급으로 세분…우수 등급에 인센티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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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전문가 간담회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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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삼성, 현대차, 한화, 미래에셋 등 6개 대기업 금융그룹 위험도 평가가 현재의 5등급에서 15등급으로 세분화된다. 우수 등급에는 필요자본 가산 규모가 감소하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삼성생명ㆍ한화생명ㆍ미래에셋대우ㆍ교보생명ㆍ현대캐피탈ㆍDB손보 등 금융사 대표와 민간 전문가들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은 위원장은 "그룹 위험에 대한 시장의 공정한 평가를 도울 수 있도록 금융그룹 차원의 공시도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그룹 내 금융회사별로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종합해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되 개별회사 공시와 중복되지 않도록 운영해 금융회사의 추가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그룹 감독제도'는 여수신ㆍ금융투자ㆍ보험 중 2개 이상 업종의 금융회사를 운영하는 자산 5조원 이상의 금융그룹을 관리ㆍ감독하는 제도다. 금융계열사의 동반부실로 인해 해당 금융회사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모범규준을 기반으로 시범운영되고 있으며, 삼성ㆍ한화ㆍ현대차ㆍDBㆍ미래에셋ㆍ교보 등 6개 기업이 대상이다.


앞서 지난달 29일 금융당국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 김상조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를 열고 지난해 시작해 올 초 마무리한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그룹위험 종합평가방안 마련, 그룹 자체 관리체계 구축, 주요 위험요인 공시를 통한 자율감시체계 확립 등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개선안이 발표됐다.


이번 개선방안에 따라 그룹위험 평가기준이 전이·집중위험 평가를 통합해 다양한 그룹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단일의 평가체계로 개편된다.


평가항목은 위험발생 가능성 및 계열사간 동반부실위험을 높이는 요인과 이를 감경시키는 요인을 대안지표로 해 구성된다.


또 금융계열사가 비금융계열사에 출자한 금액 외에도 특정자산의 지역·산업별 집중도, 금융계열사 보유 비금융계열사 지분 비중, 특정 계열사에 대한 내부거래 의존도 등 집중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 평가항목에 반영키로 했다.


그룹위험 평가등급이 세분화된다. 평가의 변별력 강화를 위해 평가등급을 현재의 5등급 체계에서 각 등급당 3개의 단계(+, 0, -)로 나누어 총 15등급으로 확대된다. 여기에 우수한 등급으로 평가될수록 상대적으로 더 적은 자본이 부과된다. 모든 평가등급에 대하여 필요자본을 가산하되, 등급별 가산비율은 단순비례가 아닌 가중비례 방식을 적용한다. 이럴 경우 우수한 등급일수록 필요자본 가산 규모가 대폭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4월 말까지 그룹위험 평가모형 확정 및 필요자본 가산비율(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3분기 내로 그룹위험 모의평가 및 자본비율 모의시산을 진행하고 법 제정시 추가자본 적립의무 부과에 대한 근거규정 마련과 함께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세부방안은 추후 하위규정에 구체화할 예정이다.


금융회사별 산재된 공시사항을 통합해 그룹 재무현황, 출자구조, 위험현황 등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하고, 정기보고 간소화 및 주요 위험요인의 수시보고 체계를 마련한다.


모범규준상의 보고·공시 항목, 사업보고서 및 기업집단 공시 중 그룹위험 측면에서 알릴 필요가 있는 사항을 선별해 각 소속회사별로 해당 항목을 작성하고, 대표회사가 그룹 공시사항을 취합·검증, 대표회사 홈페이지에 공시하게 된다. 그룹위험에 미치는 영향, 공시 필요성 등을 고려해 재무, 출자현황 등 항목은 분기별로, 일반현황, 위험관리체계 등 항목은 연간별로 공시하는 등 항목별 공시주기를 달리 적용한다.


공시 외 정기보고 항목은 대폭 간소화하되, 그룹차원의 대규모 거래 등 주요 위험요인은 당국에 즉시보고키로 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업계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시체계 구축 TF’를 통해 세부방안을 확정하고, 모범규준 개정 후 공시 및 변경된 보고방식을 오는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수준 향상을 위해 모범규준으로 시행 가능한 대표회사 중심의 그룹 내부통제체계 구축도 추진된다. 공시 및 그룹위험평가 등을 통해 금융그룹의 자발적인 내부통제 강화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대표회사 및 소속 금융회사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협의회를 신설해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체계 확립을 추진한다. 협의회의 구체적인 형태, 운영방식은 각 금융그룹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금융그룹 전체의 내부통제 방향 설정, 주요 활동 공유, 내부통제 관련 개선 필요사항의 상시적 확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회사는 준법감시인협의회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금융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규정 마련, 주요 현안에 관한 논의 등을 실시하고 있다. 협의회의 주요 안건 및 결정사항들은 각사의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대표회사 이사회에 보고·의결키로 했다.


금융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공통된 기준을 소속 금융사간 협의를 통해 마련하고 금융그룹 내부통제 현황 등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그룹차원 공시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시장·투자자들이 금융그룹 전체의 내부통제현황을 한눈에, 손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취합·정리된 정보가 공시된다. 기존 공시 정보를 활용해 금융그룹 차원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도출·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그룹 차원의 내부통제체계 규율을 모범규준에 반영하고, 각 금융그룹별 내부통제체계 적정성 등에 대한 평가가 올 하반기에 실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의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모범규준을 예년보다 2개월 앞당겨 연장 시행키로 했다. 또 모범규준 연장 시행 전 세부방안을 확정해 모범규준 연장 시행 후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방안'을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회 입법논의를 적극 지원하고, 필요 시에는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방안'이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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