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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전체 확진자의 64%' 신천지는 어떻게 '슈퍼전파자'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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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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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에 다수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진 19일 서구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의심 환자들이 검사를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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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예수교가 한국 '코로나19' 사태를 '심각' 단계로 악화시킨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대구와 경북 지역 환자의 중 대부분이 신천지 관련자인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신천지는 어떻게 대한민국 전체를 감염시켰을까. 또 그렇게 보는 것이 맞을까.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내 확진자는 전날보다 161명 증가한 763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자는 490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64%를 차지한다.

오전 발생한 신규환자 161명 가운데 신천지 관련자는 129명이다. 129명 가운데 대구 확진자는 115명, 경북 확진자는 8명이다.


31번 확진자 나타난 후 대구·경북 확진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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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7번째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한 19일 오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국내 31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대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2020.2.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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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발(發) 지역 감염의 분기점은 31번 확진자(61세 한국인 여성)의 등장이었다. 31번 확진자를 비롯한 신천지 예수교 예배 참여자들로부터 사태는 걷잡을수 없이 번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31번 확진자는 잠복기까지 합치면 총 4차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 증상을 느끼기 시작한 것은 7일이고 그 이후로도 9일과 16일 두차례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확진결과를 받기 바로 전날에도 그는 교회에 있었다.

중대본은 31번 확진자가 증상이 나타난 이후 예배에 함께 참석한 사람은 총 1001명으로 파악했다. 접촉자는 병원 관계자를 포함 1160명이 넘는다. 잠복기를 고려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은 9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31번 확진자 등장 이후 예배 참석자를 중심으로 감염자 숫자는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31번 확진자가 나온 것은 지난 18일인데 이 당시 대구·경북 지역에 감염자는 31번 한명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대구·경북에서만 18명의 확진자가 확인됐고 20일에는 51명으로 급증한다.

확진자는 광주, 강원도 등 전국에서도 확인되기 시작한다. 대부분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찾았던 사람들이다.

광주에서만 신천지 대구교회를 찾아 확진자와 접촉한 신도가 107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4명이 감염됐고, 이들은 가족과 친구 등 3명을 추가로 감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도에는 총 28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찾았는데 이중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5명은 연락이 안되는 상황이다. 대전에서는 7명이 대구를 찾았으나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판정났다.

한편 이날 오전 기준 대구와 경북에 확진자는 457명, 180명이고 서울 27명, 경기 34명, 경남 17명, 부산 13명, 광주 10명, 강원 5명, 전북 3명, 대전 3명, 충북 3명, 제주 2명, 전남 2명, 충남 1명, 울산 1명, 인천 1명, 세종 1명, 우한교민 2명이다. 이중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 비율은 64%로 집계된다.


31번도 2차감염에 무게…신천지 관련 슈퍼전파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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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 신천지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 '신천지 OUT!! 영락교회는 신천지의 출입을 금합니다! 영락교회는 영적, 신체적 건강을 위해서 출입 및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감염원인 제공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엄중히 경고합니다'라고 적혀있다. 2020.2.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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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31번 확진자의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외에 나간 적도, 국내 확진자와 접촉한 적도 없어, 중대본은 31번 확진자의 감염 경로 파악에 힘을 쏟고 있다.

중대본은 신천지 내에 다른 슈퍼전파자가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한다. 실제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전체 신천지 관련 사례들의 발병일로 유행 곡선을 그려보면 지난 7일, 8일, 9일에 일부 환자가 있고 15, 16, 17일에 피크를 보인다"며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가 더 있기 때문에 이 환자를 초반 환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들이 어딘가에서 공동 폭로(감염원에 노출되는 것)가 됐고, 이 사람들이 또 지난 9일과 16일 예배를 통해 2차 증폭이나 2차 감염이 일어났다고 가정을 가지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감역당국은 청도 대남병원의 감염원을 찾는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친형 장례식이나, 신천지 교인들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신천지 측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신천지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천지자원봉사단은 청도대남병원에 방문한 적이 없고 31번 확진자도 청도에 방문한 적은 있으나 대남병원에는 가지 않았다"며 "이 총회장 형 장례식에는 중국 성도들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신천지만을 원흉으로 지목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부산에서는 22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는데, 온천교회 관련 확진자가 14명이었고 신천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정확한 감염원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 전문가는 "신천지에서 먼저 터져나왔지만 잠복기에 일부 느슨한 방역망을 통해서 서서히 전파됐던 결과가 드러나고 있을 수도 있다"면서 "신천지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기 보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김시몬 신천지 대변인은 전날 "코로나 19는 중국에서 발병해 대한민국으로 전파된 질병"이라며 "신천지예수교회와 성도들은 코로나 19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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