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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창업 3년만에 매출 2800% …대학서 싹튼 혁신제품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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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혁신 연구소기업 900호 돌파

2006년 콜마BNH가 1호 연구소기업

최근 3년간 552개, 증가세 가팔라

중앙일보

에너지캠프의 스마트 배터리 충전기. 계명대 기술로 설립한 연구소기업이다.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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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21일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 아마존에서 ‘점프&고’라는 이름의 한국산 스마트 배터리 충전기가 ‘대박’을 터뜨렸다. ‘오늘의 상품’(deal of the day)에 선정되면서 순식간에 2000개가 완판된 것. 개당 최대 260달러(약 31만7000원)인 이 제품은 휴대용 차량 배터리 충전기가 주기능이지만, 노트북 충전과 캠핑용 전원, 에어펌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산 제품의 견제를 받아 매출이 다소 주춤했지만, 이후 새로운 기능을 보태면서 하루 평균 50개 가량 팔리면서 매출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점프&고는 2017년 1월 창업한 연구소기업 에너캠프의 제품이다. 창업 첫 해 1억1700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33억원까지 성장했으니, 규모는 적지만 수치상으론 2800%의 급성장이다. 연구소기업이란 대학ㆍ정부출연연구소 등의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된 기업이다. 연구개발(R&D) 자금이 투입됐으나, 개발 이후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기술들을 산업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에너캠프는 대구 계명대 전자공학과 채용웅 교수의 배터리 충전 및 제어 등의 기술을 이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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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기업의 매출 및 고용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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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기업들의 성장이 빨라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혁신기업 모델인 연구소기업의 설립수가 900호를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소기업은 2006년 원자력연구원에서 출발한 콜마BNH가 첫번째다. 이후 초기에 설립이 저조했지만, 2016년 339개에서 지난해는 891개까지 증가했다. 최근 3년간 552개가 늘어났다. 연구소기업들의 총 매출도 2018년 말 기준 약 5507억원에 달하고, 최근 3년간(2016~2018) 매출 평균 증가율은 20%에 달한다. 일반 기업에 비해 창업 5년 후 생존율도 66.7%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영리기업과 제조기업의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각각 28.5%, 39.3% 수준이다.

상장기업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제1호 연구소기업 콜마BNH가 2014년 코스닥에 첫 상장됐다. 이어 지난해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개발 기업인 수젠텍과 유전체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기업인 신테카바이오가 코스닥에 올랐다.두 기업 모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기술출자한 연구소기업이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1,2위를 경쟁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대학과 연구소에서 출발한 기술이 국가의 혁신산업을 이끌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21세기의 혁신은 덩치 큰 대기업보다 R&D의 원천인 대학ㆍ연구소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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