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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유통업계 "TK를 돕자"…마스크 우선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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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4일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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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10분 전인데 1000명쯤 줄을 서 있었어요."

대구광역시에서 오전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130명 넘게 쏟아진 24일. 대구 달서구 이마트 감삼점을 찾은 A씨는 매장을 가득 메운 인파를 보고 곧바로 발길을 돌아 나왔다. A씨는 "오픈 전인데 줄이 너무 길었다"며 "거기서 기다리다 오히려 바이러스가 옮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마스크를 사지 않고 나왔다"고 말했다.

5일째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마스크와 생필품을 구하기 위한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 품귀 현상은 물론 외출을 자제하면서 라면, 생수 등 생필품 '사재기' 현상까지 포착됐다.

이날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는 감염병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 지역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마스크 업체 '필트'와 협력해 확보한 마스크를 긴급 판매한다고 밝혔다. 유통 채널이 확보한 마스크가 대구·경북 지역에 먼저 공급됐으면 좋겠다는 식약처의 요청에 필트를 통해 확보한 물량을 이 지역에 우선 판매한 것이다.

필트에서 생산된 물량은 221만개다. 이 중 81만장은 이날부터 대구·경북 지역 이마트 7개점(경산점·감삼점·만촌점·반야월점·성서점·월배점·칠성점)에서, 60만장은 트레이더스 1개점(비산점)에서 판매된다. 사재기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려 구매 수량도 1인당 30매로 제한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준비한 물량을 이틀에 걸쳐 판매하는데, 첫날 물량이 오후 1시 전에 모두 판매됐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대구 지역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지난 19~20일 이 지역 이마트 6개점에서 판매된 마스크는 2만여 개였다.

편의점 CU도 대구·경북 지역 마스크 발주량을 한시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지난달 말부터 마스크 발주 수량을 점당 20개로 제한했지만 대구·경북 지역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이 지역만 수량을 2배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역시 마스크 물량을 배분할 때 대구 지역 점포에 우선 발주권을 주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대구·경북 지역 시민을 돕고자 나선 것은 이 지역에서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한 대구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3인 가족이 50만~60만원을 마스크와 생필품에 쓴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주일간 100만원 정도 쓴 것 같다'고 동조했다. 집 밖에 나오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생필품을 구매해 두는 사람들도 늘었다. 지난 19~22일 한 대형마트 대구 지역 점포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04.9% 증가했다. 라면은 223.2%, 생수는 140.2%, 컵밥은 328.7% 각각 매출이 증가했다.

한편 지난 23일 코로나19의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기업들의 주요 행사도 취소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4일 올해 20주년을 맞는 '2020 핑크런'을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핑크런은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열리는 달리기 행사로, 올해 첫 대회가 다음달 15일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지난 1월 28일 핑크런 공식 사이트에서 선착순 5000명에 대한 접수를 시작해 이미 마감이 끝난 상태였지만 코로나19의 상황이 심각해지자, 24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핑크런 부산 대회 취소를 홈페이지 공지 및 문자메시지로 안내했다. 참가비(1만원)는 전액 환불하기로 했다. 매년 부산 외 전국 5개 대도시에서 열리는 핑크런은 향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올해 대전(4월 26일), 광주(5월 24일), 대구(9월 13일), 서울(10월 18일) 대회가 예정돼 있으며, 4월 대전 대회도 접수를 연기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핑크런은 아모레퍼시픽이 주관하고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주최하는 러닝 축제로, 지난해까지 약 37만명이 참가해 40억원 규모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이윤재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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